반벽화봉사단, 14년째 지역 봉사<br/>의뢰 받거나 답사 통해 재능 기부<br/>소외지역·공공시설에 온정 나눔
지난달 23일 일요일, 반(Van)벽화봉사단의 101번째 벽화봉사가 대구 안심 4동에서 진행됐다. 시민기자는 2023년 3월부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안심사랑벽화봉사를 함께 해오고 있으며, 이번이 7번째 참여다.
반벽화봉사단의 벽화 활동은 2011년 6월부터 시작돼 올해로 14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 봉사단은 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과 공공시설을 대상으로 새로운 길거리 문화를 조성하며, 나눔과 소통을 통해 지역 공동체를 형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주부 모니터단 활동을 하던 주부 5명과 대학생 2명으로 시작된 반벽화봉사단은 14년의 세월 동안 많은 변화를 겪었다. 미대 지망 고등학생들도 참여했고, 일부는 서울로 진학하면서 참석이 어려워지기도 했다. 또한, 경북대학교 동아리에서도 다수의 인원이 참여해 봉사단의 규모를 키웠다. 한때는 서른 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벽화 봉사활동은 11월, 12월, 1월을 제외한 매달 실시되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잠시 중단됐다가 2023년부터 다시 매달 활동을 재개했다. 올해는 의뢰받은 곳이 많아 매월 일정이 꽉 찬 상태다.
벽화 봉사의 시작은 의뢰와 답사로 이뤄진다. 의뢰비는 면적과 벽면 상태에 따른 재료비만 받으며, 나머지 작업은 회원들의 재능 기부로 진행된다. 의뢰를 수락하면 회원들에게 공지해 날짜를 정하고, 특정 컨셉을 요청받는 경우 해당 컨셉에 맞는 도안을 찾아 논의한다. 벽화를 그리기 전에는 먼저 벽면을 깨끗이 청소해야 한다. 단순히 먼지를 제거하는 것을 넘어, 기존의 페인트가 더 이상 떨어지지 않도록 철저히 긁어내는 작업이 중요하다. 제대로 긁어내지 않으면 새로 칠한 페인트의 무게로 인해 더 많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오염 방지를 위해 밑칠을 꼼꼼히 해야 한다. 밑칠 없이 그림만 그린 벽화는 시간이 지나면서 매우 지저분해질 수 있다. 반벽화봉사단의 밑칠은 특히 밝은 색상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며, 이로 인해 그림을 본 많은 사람들이 따뜻함을 느낀다고 이야기한다.
반벽화봉사단의 회원들 중 미술 전공자는 단 한 명도 없다는 점이 흥미롭다. 또한, 회장과 총무는 지금까지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회장은 의뢰인 또는 의뢰 단체와의 미팅, 사전 답사, 재료 구입, 도안 결정, 그림의 위치 및 조색 등을 담당한다. 회원 중에는 화가가 없지만, 총무의 외사촌 오빠가 미술 교사이자 화가로서 자문을 맡고 있다. 그는 현장에서 회원들을 지휘하며 그림 교육을 담당하고, 완성도가 떨어지는 부분을 마무리하는 역할을 한다.
벽화 현장에서는 각자의 역량에 맞게 봉사를 수행하며, 그 외에도 다양한 역할을 맡는다. 예를 들어, 객원들을 위해 스케치를 담당하는 회원, 사진을 책임지고 촬영하는 회원, 찍은 사진을 카페에 올리거나 편집하는 회원 등이 있다.
모든 회원들의 노력과 희생 덕분에 벽화가 완성된다. 이러한 헌신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반벽화봉사단은 다른 봉사단과 달리 하루 종일, 혹은 이틀이나 벽화 작업에만 전념해야 한다. 이는 고상하게 그림을 그리는 봉사가 아니다. 온갖 힘든 일을 하며 시간과의 싸움 속에서 정해진 그림을 완성해야 하는 극한의 봉사다.
이러한 극한의 봉사를 짧게는 5년, 길게는 14년 동안 함께 해온 반벽화봉사단 회원들에게 무한한 존경을 표한다. /장혜숙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