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일산화탄소 등 포함<br/>고령자·임산부·환자에 특히 위험
의성군 안평면에서 발생한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번지면서 산림·주택·농작물 피해와 함께 짙은 연기로 인한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25일 산불이 발생한 안평면을 비롯해 의성읍, 단촌면, 점곡면, 옥산면, 신평면, 안계면 등 산불이 옮겨간 지역은 온통 연기로 뒤덮였다.
이 연기가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 산불 연기에는 초미세먼지, 일산화탄소, 벤젠 등 유해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관지염,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들에게 매우 위험하다.
산불연기는 또 혈압상승과 심장 리듬 불균형을 유발할 수 있어 고혈압이나 심장병 환자는 물론 고령자와 임산부들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건강한 사람들에게도 기침, 호흡곤란, 목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눈 따가움, 알레르기성 비염, 피부 가려움 등의 증상도 자주 발생한다.
실제로 지난 24일 의성 산불 진화 작업에 투입된 40대 소방대원 A씨가 연기로 인한 어지러움증을 호소했다. A씨는 당시 구토 증세도 보였다.
산불연기를 마시는 것이 일상이 된 주민들도 하나 같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임순연(여·74·의성읍)씨는 “산불이 난 이후 계속해서 목이 따갑고 숨쉬기가 답답하다. 가만히 있다가 어지러움을 느끼기도 한다”며 “산불이 빨리 꺼져야 연기도 사라질 텐데 매캐한 냄새와 함께 연기까지 겹치면서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김상학(52·안평면) 씨는 “하루종일 산불 연기가 자욱한 상태에서 생활하다 보니 목과 눈이 따가운 일이 흔하다”며 “큰 호홉 대신 작게 숨을 쉬는 버릇까지 생겼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산불 연기로 인한 피해를 줄이려면 창문을 꼭 닫아 연기의 실내 유입을 차단하고, 외출시 KF94 이상의 마스크를 꼭 착용해야 한다. 연기로 인한 기관지 건조를 막기 위해 충분한 수분 섭취와 실내 습도 유지도 중요하다”면서 “만약 기침이 심해지거나 숨 쉬기 불편할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피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