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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 중독된 사내

등록일 2025-03-25 19:44 게재일 2025-03-2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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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민복

사내의 생활에는 별 변화가 없다 사내는 단지 사회 상황의 변화를 통해 자신의 위치가 변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사내의 머리통에는 뉴스의 내성이 생겨 매일 좀 더 많은 양의 뉴스를 원한다 뉴스가 없는 날 아아 사내는 미칠 것 같다 사내는 전쟁이든 최첨단의 정보든 유언비어든 스캔들이든 뭐든지 새로운 것을 원한다 좀 더 새로운 것에 미쳐가고 있는 우리가 알고 있는 사내는

라디오 이어폰을 뇌에 박고

뉴스를 기다리며 잠자리에 든다

뉴스에 둘러싸여 사는 우리의 삶. 위의 시를 시인이 쓸 땐 라디오를 통해 뉴스를 들었다면, 현재 우리는 유튜브에 중독되어 뉴스를 보며 산다. 여전히 “매일 좀 더 많은 양의 뉴스를 원”하면서. 새 소식을 전하는 뉴스를 소비하면서 현대인은 그 “좀 더 새로운 것에 미쳐가”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정작 현대인의 “생활에는 별 변화가 없”는 것. 뉴스는, 새롭게 변모하나 늘 동일한 현대의 모순을 확연히 드러낸다.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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