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온에 다양한 어종 북상, 제주 참다랑어 남·동해로 어장 확대<br/>수과원 “해양생태계 변동 심각”… 5년동안 수산자원 변화 연구<br/>어류 서식·산란지 변화 따른 어자원 보호·어업 대책 등 마련해야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온도 상승으로 바다가 급속하게 아열대화하면서 어류의 어장 형성에도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어류의 서식지와 산란장 이동 등 연근해 주요 수산자원 변화로 이어지고 있어 어자원 보호 및 어업인 소득 기반 조성 등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13일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최근 50년간 우리 어장 지도는 크게 변화해 제주도와 동해에서 아열대 어종이 출현하는 등 어종이 전체적으로 북상하고 있다.
동해 남부에서 주로 잡히던 오징어는 서해와 동해 북부로 이동했고, 남해에서 잡히던 멸치도 서해와 동해 전역으로 어장을 옮겼다. 한류성 어종으로 동해에서 잡히던 도루묵은 북쪽으로 옮겼고, 삼치는 남해와 동중국해에서 연근해와 서해로 어장을 이동했다.
대표적인 아열대 어종인 태평양 참다랑어는 제주에 등장한 뒤로 동해를 향해 어장을 확대하고 있다. 참다랑어의 어란과 어린 물고기는 지난 2021년 최초로 제주도 남부 해역과 독도주변 해역에서 발견됐고, 2023년에는 남부와 동해 남부 등 해역까지 광범위하게 출현했다고 수과원은 밝혔다.
국립생물자원관이 지난 9일 공개한 ‘울릉도와 독도 생물다양성 특성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울릉도와 독도 주변 바다에서 119종의 연안 천해성 어류가 확인됐다. 이 중 수온이 낮은 4월에는 52종이 관찰된 반면, 수온이 높은 9월에는 봄 보다 곱절 가량 많은 105종이 관찰돼 수온 상승이 어류 종 다양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는 “수온이 상승하며 어종 구성이 변화하고 열대·아열대성 종의 유입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기후변동으로 동해 해수온이 상승하며 어류 분포·이동의 변화가 더 현저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커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관측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해양수산부와 국립수산과학원은 변화하는 어장지도와 수산자원의 변동 특성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간다.
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올해부터 연구를 시작해 앞으로 5년 동안 어장 지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수부는 이에 따라 변화한 어장에 맞춰 어업인이 조업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어장지도를 제작해 보급할 예정이다. 또 어장 변화에 맞춰 어업 허가나 면허를 변경해주거나, 지역 간 조정하는 대책도 추진 중이다.
수협중앙회도 수산경제연구원을 통해 ‘기후변화에 따른 수산업 대응 및 어업인 지원 방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어업 구조 변화에 따른 어업인의 인식을 조사해 정책 수요를 파악하고, 단기·중장기 어업인 지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