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릉 북면 천부리에 살고 있는 김옥이씨의 삶이 울릉도민 구술사 연구 3편으로 발간됐다.
울릉도민 구술사는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살아온 울릉 주민들의 생활을 구술, 채록을 통해 울릉도의 과거와 현재를 구성, 지역문화사를 재조명하는 사업으로 울릉군독도박물관이 맡아 하고 있다. 지금까지 2편이 나왔다.
올해는 울릉도 여성의 생활문화사를 조사, 연구대상으로 했으며 김옥이 씨가 선정됐었다.
독도의용수비대에서 활동한 공적을 인정받아 독도경비대에 특별채용된 김영호 대원의 유일한 여동생이기도 한 김 씨는 1935년 울릉도 사동에서 태어나 혼인 후 현포, 석포, 본천부로 이주하며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초기에는 가족구성원으로서 농업의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했지만, 점차 가족 경제의 한 축을 책임지는 주체적 여성농업인으로 변모하게 된 그녀의 삶은 울릉 여성들의 애환과 궤를 같이한다.
이번에 구술을 통해 그녀가 공개한 일상 중에는 눈에 사로잡는 것들이 많다.
특히 오징어 내장과 옥수수 가루를 섞어서 끓인 죽을 만들어 먹은 구황음식을 비롯 삼베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온 대마의 겨릅을 오징어 건조의 탱기대로 이용한 부분, 골절의 치료를 위하여 민간의료의 한 방법인 아이의 대변을 우려내서 복용한 것 등은 사료로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책에는 그녀의 삶도 담겼다.
환갑을 맞이한 부부가 생존해 있는 노모를 위해 재롱잔치를 한 것, 울릉도 농민들이 황금작물로 마늘과 천궁을 중점적으로 재배한 것 등 다양한 사항들은 오늘날 사라진 울릉도 문화사를 입증하고 돌아볼 수 있는 자료로서 큰 가치를 가진다.
또한, 김옥이 씨는 조사 과정에서 본인이 소장하고 있는 사진자료 및 울릉도의 교육사와 관련한 자료들을 독도박물관에 기증함으로서 해당 사업 본연의 의미를 높이는데 이바지했다.
독도박물관은 2025년에도 울릉도의 사라져가는 문화사를 기록하고 보존하고자 울릉도 지역사에 대한 경험을 간직한 인물을 선정하고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남한권 울릉군수는 “다양한 경제활동에 종사한 울릉도 주민들의 삶에 귀 기울이고, 울릉도 지역문화 보존을 위한 다양한 연구사업을 지속적으로 시행해 울릉도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