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미자
한 번씩 일렁이는 집
묵묵했던 바닥에 의심이 묻어난다
각박한 모서리마다 둥글게 닳고 닳아
빠져나갈 수 없는 층과 층 사이
안락함과 두려움의 두터운 벽 사이
두 눈 질끈 감고 침묵 중인 건 아닌지
오래전 속 깊이 생긴 실금
어긋나지 않게 다독이는 건
그 틈으로 빛바랜 해가 지기 때문인지
어깨 짓누르는 세간살이
젖은 짐으로 낡아 가는
바닥에게 묻고 싶다
삶에 안정을 얻고, 벽에 둘러싸인 집안에서의 생활을 자연스레 받아들게 되었을 때, 과연 ‘지금 이 삶이 내가 추구하던 삶이었던가?’라는 질문을 하게 될 때가 있다. 위의 시도 그런 질문을 던진다. 현재 생활 아래 있는 바닥에게 던지는 근본적인 질문을. “안락함과 두려움”으로 인해 “빠져나갈 수 없게” 만든 “층과 층 사이”의 ‘두터운 벽’이, 지금껏 견지해왔던 삶의 바닥에 실금을 내고 있지 않는지 의심하면서.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