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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적상산

등록일 2025-02-10 19:51 게재일 2025-02-1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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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자

가을이 소멸되어 가는 끝자락

적상산 안국사에 올라가 보면

산천은 갈갈 가을 색으로 앓고 있다

하늘은 파랗고

바람은 신선하여 깊고

마음마저 깊어지는

극락전 앞에 서서

먼 산을 향하면

구름안개 물결치는 파도도 보이고

겹쳐 있는 산 능선이 유독 아름답다

욕심 없이 살라는 가르침 뒤로

자연과 사람이

너와 내가 둘이 아님을 알겠다

삶의 한 구비를 돌아 삶의 겨울을 맞이할 채비를 하는 이라면, 저 “가을이 소멸되어 가는” 풍경과 삶을 겹쳐놓게 될 테다. “자연과 사람이/너와 내가 둘이 아님을 알”게 되는 것이다. “갈갈 가을 색으로 앓고 있”는 산천이 보여주는 풍경은 아름답다. 바람도 신선하다. 새로 청명한 삶을 맞이할 마음이 생긴다. ‘나’에게 저 아름다운 자연이 스며들며, 남은 삶을 자연처럼 “욕심 없이 살라는 가르침”을 건네준다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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