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 바위 붙은 자생 돌김 주목<br/>5억원 투입 종 배양 시험 연구<br/>엄두도 못낸 어민들 관심 증폭
경북도가 돌김 양식 기술 개발에 들어가기로 해 어민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현재 도내 동해바다는 파도가 높고 태풍 등의 영향으로 수산 양식은 육상 양식장에서 강도다리 등을 키우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이 어종도 고수온에 취약하고, 매년 반복적 피해가 발생하면서 도는 대체 품종 개발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도는 최근 해조류 양식을 눈여겨 보고 있으며 김을 그 중심에 두고 있다. 연구개발 성공 시 도내 바다 양식업의 패러다임을 바꿀수도 있어서다.
경북도가 김 양식에 진출키로 한 것은 글로벌 K-Food(푸드) 열풍으로 김 수출은 증가하고 있으나 기후변화 등으로 생산량은 감소 추세인 점이 반영됐다.
한때 ‘블랙페이퍼’로 불리며 혐오음식으로 취급받던 한국 김은 K-푸드 열풍을 타고 지난해 1조 원의 수출 실적을 올렸고, 세계적으로도 한국은 지구촌 김 전체 생산량의 65%를 점유했다.
그동안 국내 김은 남해와 서해에서만 양식해 왔다. 특히 전남 경우 지난해 완도와 진도 등에서 양식이 확산되면서 전국 물김 생산량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김이 수산물 수출액의 78%를 차지할 만큼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경북을 포함한 동해안의 경우 바다 내 김 양식 시 엽체가 센 파도에 견디기 어렵다고 보는 바람에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울릉 죽암리 등 경북도내 어촌계에서 자생하는 돌김은 꾸준히 생산돼 식도락가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도는 도내 어촌계 바위 등에 붙어 서식하고 있는 종자가 다양한 이 자생 돌김을 주목하고 있다. 이미 어느 정도 동해안 바다에 적응이 된 상태여서 양식 기술만 성공하면 미역처럼 대량 서식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경북도는 일단 올해 우선 5억 원을 들여 동해안 지역 특성에 맞는 종 배양시스템 구축 등 시험 연구에 들어가는 한편 대량생산 기술이 확립되면 양식기술 민간 이전 및 대기업 김 가공공장 유치 등 김 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도는 동해안 자연산 돌김 신기술 개발 등 R&D의 성과가 축적돼 양식이 가능해지면 빠른 기간 내 지역특산물로 자리 잡으면서 어업인 소득증대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
김상국 경북수산자원연구원장은 “가장 중요한 요소는 과연 동해안에 김 양식이 되는지 여부”라면서 시험 연구 결과,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면 본격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도내 어민들도 도의 김 양식 진출을 반기고 있다. 김대경 울진 후포수협장은 “동해안 바다에 김 양식을 하려면 시설 설치 등에 비용이 예상외로 많이 들어 개인이 시험 재배해 보기가 어려웠는데 뒤늦게나마 경북도가 나서 줘 무척 고무적”이라면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다행히 동해안에는 겨울철 경우 태풍이 오지 않고 바다 수온 또한 김 양식에 알맞은 10~15도를 유지, 잘하면 1년에 두 번 수확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윤식기자 newsyd@kbmaeil.com
/장인설기자 jang3338@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