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은 ‘조기대선’이 모든 사회·경제적 이슈를 집어삼킨 명절이었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재판에 속도를 내면서 조기대선은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정치권에선 ‘3월 선고, 4월 대선’이라는 예측이 흘러나온다.
설 연휴직전 대선 예비후보 간 지지율 조사에서는 여야가 팽팽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조사에서는 여권 예비후보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동률을 기록한 경우도 있었다. 엠브레인퍼블릭이 지난 22~23일 YTN 의뢰로 전국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조사를 한 결과, 국민의힘 홍준표 대구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 대표와의 양자 대결에서 각각 41%로 동률을 기록했다.
정당지지도 조사에서도 여당의 상승기류가 뚜렷해지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 조사에서는 국민의힘 42%, 민주당 38%로 집계됐다. 지난 21~22일 조선일보·케이스탯리서치 조사에선 국민의힘 41%, 민주당 33%였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최근들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민주당 지지도 차이가 좁혀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권은 이를 보편적 민심으로 착각해선 안 된다. 이러한 여론추이에 만족해서 우경화하는 모습을 보이다간 금세 민심과 멀어진다. 위에서 언급한 여론조사에서 중도층과 수도권, 청년층(‘중수청’)만 추려내 분석해보면 ‘정권 연장’보다 ‘정권 교체’ 여론이 월등하게 높다.‘4월 조기대선설’을 고려하면, 여권의 외연확장은 최대현안이다. 최근 국민의힘 권영세 비대위원장이 “강성 지지층, 중도층과 함께 가겠다”고 한 말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뜨거운 아이스 커피 느낌이 든다”고 한 코멘트에 공감이 간다. 국민의힘이 ‘중수청’ 지지를 받으려면, ‘윤 대통령 보호’보다는 민생안정에 집중해야 한다. 지금 한국경제는 그야말로 위기상황이다. 지금과 같은 3고(고환율·고금리·고물가) 현상이 지속되면 자영업자들이 버틸 수 없다. 여권이 주도적으로 이런 위기상황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야 폭넓은 국민 지지를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