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배 박사, 현 1200m 활주로 길이 1500m 연장 필요성 제기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를 계기로 공항 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매우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설계된 울릉도 공항 활주로를 추가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울릉공항은 우리나라에서 강수일수, 강풍, 해무 등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지역에 건설되는 만큼 안전을 위한 활주로 길이를 최소한 1500m로 해야한다는 것이다. 현재 설계된 울릉공항 활주로는 1200m다. 특히 활주로를 추가 연장 않을 경우 비상착륙 시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주장이어서 향후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울릉공항 안전 문제 제기는 김윤배 박사(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대장)가 했다. 그는 울릉도와 독도의 생태환경 등을 집중 연구해 오고 있다. 김 박사는 울릉공항 활주로 확장 필요성으로 세가지 근거를 들었다.
첫째, 울릉공항은 우리나라에서 연간 강수일수사 가장 많은 곳에 건설돠는 공항이라는 것이다. 그가 기상청 울릉도관측소 자료를 받아 분석한 최근 5년 간(2020~2024년) 강수 자료에 따르면 울릉도의 연평균 강수량은 1538mm이며, 강수일수는 144일(4~11월 중 강수일수는 연평균 85일) 이다. 10일 중 4일은 비 혹은 눈이 오는 날이라는 것이다.
둘째, 최대순간 풍속 25노트 이상 강풍 일수가 연간 138일임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울릉공항 건설이 진핼될 당시 주민들의 우려 또한 이 바람 조건을 극복할수 있을지였다. 김 박사도 무안공한 사고를 계기로 이제 이 부분을 좀 더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특히 울릉공항 부지 바다매립을 위해 가두봉을 절개한 만큼 이로 인한 강풍의 영향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해발 196m의 가두봉은 오각형 울릉도 지형의 가장 남쪽에 위치하며 사동항을 동쪽에 둔 봉우리로, 그동안 사동항 입장에서는 늦봄~여름철의 주풍향인 남서풍 혹은 서풍을 막아주는 역할을 했다. 그런 가두봉이 잘려나갔으니 세밀한 시물레이션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울릉공항 주변 권역 강풍도 일반인들 예상 이상이다.
울릉도 주변 해역의 해상풍을 측정하고 있는 관측 장비는 울릉도 동쪽 18km 해상에 위치한 기상청 울릉도 해양기상부이다. 여기의 자료를 5년간(2018~2022년) 분석한 순간최대풍속 분석 결과에 따르면 최대순간풍속 15노트(7.72m/s) 이상 일수는 연평균 288일, 25노트(12.86m/s) 이상 일수는 연평균 138일이었다. 또한, 35노트(18.01m/s) 이상인 경우도 연평균 42일에 달했다.
이 자료를 종합하면 25노트 이상의 강풍의 경우가 10일 중 거의 4일이 된다. 울릉도는 강풍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셋째로 초여름 해무를 꼽았다. 기상청 한국기후도 분석에 따르면 울릉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맑은 날이 적은 지역이다. 연평균 맑은 날은 50일에 불과하다.
반면 울릉도의 연간 안개일수는 연평균 40.2일이며, 특히 바람과 파도가 잔잔할 때인 7월(10.5일), 6월(8.1일), 5월(6.3일)에 비교적 높다. 안전 이착륙에 있어서는 이 부분 역시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다른 공항의 분석자료를 울릉공항에 대입한 부분은 없는지 살펴보고 추가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미다.
김 박사는 울릉도의 이같은 세가지 기상조건은 반드시 비행기 운항에 장애를 준다고 지적했다.
현재 경북도와 협의하고 있는 울릉공항 취항 예정 비행기는 엠브레어(Embraer)사 E190-E2와 ATR72-600 기종이다.
엠브레어(Embraer)사 E190-E2 기종의 경우, 항공사 메뉴얼에 따르면 최대착륙중량(4만9050kg) 기준 착륙시 필요한 활주로 길이는 1215m이고, 이륙시에는 최대이륙중량(5만6400kg) 기준 필요한 활주로 길이는 1615m라고 소개하고 있다.
만일 이륙시 속도를 500NM(926km)로 제한하면 필요 활주로 거리는 1165m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연료 제한도, 표준대기상태(ISA)라는 조건이 있다. 즉, 온도가 높아지면 대기 중의 공기의 밀도가 감소, 항공기의 출력 등 성능 감소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현재의 울릉공항 활주로 길이 1200m는 비나 눈이 없는 최적의 대기조건, 연료 혹은 무게를 줄이는 조건에서 이론적으로 겨우 이착륙할 수 있는 거리라는 것이 김 박사의 설명이다.
ATR72-600 기종은 최대이륙중량(2만3000kg)에서 이륙시 필요한 활주로 길이는 1315m이나, 속도를 300NM(556km)으로 제한하면 필요 활주로 거리는 1140m이다. 이 역시 거리는 비나 눈이 없는 최적의 대기조건을 고려한 메뉴얼이다. 따라서 김 박사는 울릉도 기상여건에서도 이 기준이 적합한지 여부를 더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 박사는 “현재의 활주로 1200m 길이는 취항 예정인 항공기의 제원을 고려할 때 취항 후 이착륙 시 대형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할 것”이라고 진단한다. 그는 “울릉공항 건설을 담당하는 시행사 측에서도 울릉공항의 안전성에 대해 크게 우려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울릉공항 건설은 국가안보차원, 해양영토수호, 국가균형발전은 물론, 울릉주민 정주여건 개선과 관광객 수요창출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현재 건설 중인 울릉공항은 이번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에서 보듯이 비상착륙시 공항의 설계조건이 안전한지 다시금 질문하였을 때 결코 'Yes'라고 답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건설 중인 울릉공항은 비상착륙 시 안전여건이 '매우 취약하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 는 것이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