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 자가예프스키(최성은 옮김)
나뭇가지 속
식물의 수액 속에서
박동하는 저 힘은
시詩 속에도 깃들어 있다
단지 고요하게 가라앉아 있을 뿐.
입맞춤 속에서
욕망 속에서
도사리고 있는 저 힘은
시 속에도 움트고 있다,
단지 숨죽인 채 잠잠히 있을 뿐.
나폴레옹의 꿈속에서
러시아와 설원을 정복하라고 부추기며
꿈틀대는 저 힘은
시 속에도 존재하고 있다.
단지 꼼짝 않고, 가만히 있을 뿐.
폴란드의 현대 시인 자가에프스키의 시. 시인은 시를 식물과 같은 존재로 생각한다. 식물은 수동적이고 아무 움직임도 없는 존재로 보이지만, 그 “수액 속에”는 박동하는 힘이 꿈틀댄다. 시도 “고요하게 가라앉아 있”는 그런 힘을 가졌다. 시 속에는 입맞춤을 통해 통하는 사랑처럼 욕망의 힘이 흐르고, 나폴레옹에게 러시아 정복의 야망을 부추겼던 꿈처럼 시의 힘은 세상을 정복하는 거대한 힘으로 나타날 테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