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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들에겐 총이 우리에겐 빛이(부분)

등록일 2024-12-18 18:18 게재일 2024-12-1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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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이 한겨울에 우리 다시 만나니

슬프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여

눈물과 미소로 너를 바라본다

용기 내줘서 고마워

살아있는 네가 눈부셔

우린 꼭 이겨낼 거야

저들에겐 총이

우리에겐 빛이

(중략)

저들에겐 탐욕이 우리에겐 영혼이

저들에겐 총칼이 우리에겐 사랑이

저들에겐 파멸이 우리에겐 희망이

우리 인생의 ‘별의 시간’에

다치지 말고 지치지 말고

빛으로 모이자, 될 때까지 모이자

44년 만에 갑자기 비상계엄이 선포되면서, 총을 든 군인이 민의 기관인 국회를 침탈했다. 이후 열린 여의도 탄핵 집회에서 이 시를 처음 접했다. “저들에겐 총이”라는 말이 비유가 아닌 현실이 되었음이 지금도 가슴을 아프게 친다. 하나 탐욕을 위해 국민에게 겨눠진 그 ‘총칼’을, ‘우리’가 사랑과 희망으로 “빛으로 모”일 때 이겨낼 수 있으리라는 시인의 전언 역시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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