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찬
니체를 풀밭에서 침실로 옮긴다 달그림자
찌걱거리는 소리
니체가 나체(裸體)로 날바닥에 눕는다
니체를,
벌거숭이별 하나를
어떻게 안착시켜야 오늘 밤 잠이 잘 올까
니체의 나신(裸身)을 끌어안고 침대에 덜컹 눕는다
한밤중에 핀 쑥부쟁이 꽃들이 쿵쾅쿵쾅
온몸에 폭죽 터진다
니체가 꽃핀다
니체는 거짓을 벗어던지고자 한 고독하고 독창적인 ‘사상가-시인’이다. 시인은 이 니체를 사랑한다. 풀밭 하늘 위에 ‘벌거숭이별’로 둥둥 떠 있는 니체를 옮겨 자신의 침실로 옮기는 것을 보면. 그는 이 별을 이곳에 안착시키고자 한다. 그래서 니체의 나신을 끌어안는다. 그러자 ‘온몸에’ ‘쑥부쟁이 꽃들’이 폭죽처럼 터진다. 시인의 온몸에 니체가 꽃피는 것이다. 사상에 대한 사랑을 감각적으로 보여준 흥미로운 시.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