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요동치고 있다. 길거리로 나온 민심의 파도마냥 만리 이랑을 달려온 파도가 뭍에 가까워지면서 방파제며 갯바위, 자갈, 모래톱에 사정없이 부닥치며 하얀 이빨을 드러내고 있다. 육지의 안부가 궁금해 늘 가볍게 찰랑거리던 몸짓으로 다가오던 파도가 최근에는 격정을 못이긴 듯 거칠게 밀려와서 산산이 부서지는 듯하다. 파도와 물결은 바다의 숨결처럼 늘 살아있고 깨어 있는 가슴으로 출렁대다가, 때로는 무언의 신음 마냥 온몸으로 맞닥뜨리며 항변할 때가 있다.
어쩌면 플라스틱으로 몸살을 앓는 바다환경의 심각성을 고발하기 위한 일종의 항거일까?
주위를 조금만 관심있게 살피고 주의 깊게 바라보면 무엇인가 불합리하게 왜곡되고, 심각할 정도의 문제와 모순 같은 현상이 도처에 깔려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환경오염과 같은 문제로, 특히 해양환경오염에 대한 문제는 과거 수십년 전부터 제기된 이슈로 전세계가 공감하는 사안이라 할 수 있다.
우리의 실생활에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편리함을 주는 플라스틱은, 미세플라스틱으로 장기간 분해되면서 물고기의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고 결국 인간의 건강마저 위협하게 되는 환경 저해물질이다. 남한 면적의 16배 크기의 대규모로 태평양에 떠돌아다닌다는 이른바 ‘플라스틱 섬’의 실체는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상아로 된 당구공의 ‘친환경’ 대체물질로 150여 년 전에 개발된 플라스틱이 현재는 기후위기, 환경오염, 생물다양성 감소의 주요 원인이 되었다. 우리의 생활 속에 밀접해지고 쓰임새가 많아진 플라스틱이 바다와 육상을 막론하고 오염문제와 환경문제를 유발하여 삶을 위협하고 있으니 새로운 시스템을 통해 지구환경을 되돌려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더 이상 플라스틱으로부터 지구가 고통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국제사회는 플라스틱 오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근본적인 해결책과 실천 방안을 마련하고, 지속 가능한 협약 체결 및 강력한 제재를 추진해야 한다.
일회용 플라스틱의 생산 감축, 재사용, 포장재 줄이기, 리필재 사용 확대 등의 실천으로 플라스틱 줄이기에 적극 동참하여 오염 없는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이에 대한 의미 있는 접근으로, 지난 11월 23일 한국 그린피스 주관으로 세계 16개 환경단체들과 부산 벡스코 일대에서 ‘플라스틱 생산 감축’ 촉구 행진이 열렸다. 포항에서는 포스코 해양환경지킴이봉사단 등 30여 명이 동참하여 ‘플라스틱 이제 그만(No More Plastic)’ 등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캠페인에 합류했다.
“일회용 플라스틱은 생산에 5초, 분해에 500년이 걸린다”는 말이 있듯이, 매년 4억t 이상의 플라스틱을 생산하는데 세계 정부와 기업이 나서 플라스틱 재질 개선과 생산량 감축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국내 플라스틱 산업 역시 생산 감축을 기반으로 다회용기·재사용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다를 살리고 환경을 지키는 해법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