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구, 토지 구입비 19억 일반회계 전출 계획 의회에 상정<br/>애써 따낸 국비 반납 불가피, 1면에 1억8800만원짜리 될 판<br/>대체부지도 기존 주차장과 160m나 떨어져 있어 실효성 의문
속보= 대구 수성구가 ‘주차장 특별회계 설치 조례’ 안건 승인 과정에서 절차를 어겼다는 의혹을 받는 가운데<본지 2024년 12월 10일자 3면> 예산 낭비 논란에도 휘말리고 있다.
지산목련시장 공영주차장 조성 사업이 구청의 무리한 추진과 과도한 예산 사용으로 사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수성구에 따르면 이 사업은 2021년 중소벤처기업부 주차환경개선사업 공모에 선정돼 주차장을 조성하기 위해 시작됐다. 수성구는 당시 에덴공원 지하에 187면 규모의 주차장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시장규모에 맞춰야 한다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지침에 따라 주차면수는 31면으로 축소됐다. 이 사업의 총 예산은 28억3000만원으로 국비 16억9800만원, 시비 5억6600만원, 구비 5억6600만원이다.
하지만 수성구는 축소된 사업은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 대체부지 마련을 추진해 한 곳을 선정했다. 대체부지에 대한 예산을 포함한 새로운 예산안은 22억6100만원으로 설정, 이 중 19억7000만원을 구비로 마련해야 한다. 이 상황에서 수성구는 토지매입비 19억원을 특별회계에서 일반회계로 전출하려는 계획을 의회에 상정했다. 이렇게 되면 당초 중기부 공모 사업 예산 28억3000만원 중 3억5000만원만 사용하고 나머지 19억8400만원의 국·시비는 2026년까지 반납해야 한다.
수성구의회에서는 예산 낭비와 사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사업을 전면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구비 19억원을 들여 12면 규모의 주차장을 조성한다면 1면당 1억8800만원이 들어가는 구조로,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이다.
대체부지 선정의 필요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산목련시장에는 이미 지산한라 공영주차장이 51면 규모로 조성돼 있다. 수성구가 선정한 대체부지는 기존 주차장과 약 160m 정도 떨어져 있어 기존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는 것. 또 시장이 설립된 지 30여 년이 지난 현재 점포 수는 28개로 줄어든 상태로, 작은 규모의 전통시장에 추가적인 주차장이 정말로 필요한지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새로 선정된 대체부지 위치는 기존 시장과 떨어져 있어 접근성 문제도 제기됐다. 인근 목련아파트 주민 A(39·여)씨는 “주차장의 필요성도 있지만, 새로 조성되는 주차장이 시장과 멀리 떨어져 있어 실질적인 도움이 될 지 의문”이라며 “대체부지 예정지의 도로 폭도 좁아 주차장 진입·진출 시 혼잡 또한 예상된다”고 말했다.
수성구 관계자는 “31면을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도시 계획을 변경한 후, 관계 기관의 협조도 받아야 한다. 공사비도 40억원이 넘어 현재 예산 보다 부족했다”며 “상인과 지역 주민 요청에 따라 지산목련시장 주차장을 빨리 조성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