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제프 어틸러(진경애 옮김)
벌써 일주일째 계속 엄마 생각뿐이다
잠깐 또 잠깐 멈춰 서서
삐걱거리는 바구니를 안고
옥상으로 서둘러 가셨지
난 아직 솔직한 인간이어서
소리 지르고 발버둥 쳤지
젖은 빨래는 남한테 맡기고
날 옥상으로 데려가 달라고
그저 말없이 올라가 빨래를 너셨지
욕도 않고, 날 쳐다보지도 않고
빛나며 펄럭거리는 옷들은
바람에 높이 올라 빙빙 돌았지
울지 않을 텐데, 하지만 이제 늦어버렸지,
얼마나 거대한 사람이었는지 이제야 보는 걸
하늘에 둥둥 더 있는 회색 머리
하늘 물에 푸른 가루를 푸시네
20세기 초중반에 활동하다 요절한 헝가리의 국민 시인 어틸러의 시. 30대에 접어든 그의 ‘엄마’에 대한 기억을 담았다. 시인이 아이 때 본, 엄마의 이미지가 선명한 한 장면이 펼쳐진다. “날 쳐다보지도 않고”옥상으로 올라가는 ‘엄마’, “날 옥상으로 데려가 달라고” 울면서 따라가는 아이. 그리고 시인은 “빛나며 펄럭거리는 옷들” 속에서 “빨래를 너”시는 엄마가 “얼마나 거대한 사람이었는지”를 뒤늦게 깨닫는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