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포항 2공장이 결국 문을 닫기로 했다. 그동안 국내 건설 경기 침체와 중국산 저가공세로 공장 가동률을 낮춰가면서 대응해 왔지만, 더는 버틸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 최근 이 공장 가동률은 지극히 낮아 공장을 돌릴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이었다. 주요 수요처인 국내 건설 현장이 높아진 공사비 때문에 멈춰 서면서 극심한 수요 부진을 겪어 왔다고 한다.
이와 관련, 전국금속노조 포항지부 등 노조원들은 지난 15일 현대제철 포항 1공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항 2공장 폐쇄를 현대제철 2000명 노동자의 가정을 파괴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투쟁을 시작한다”고 했다. 노조가 우려하는 것은 포항 2공장 생산직 직원 수백명의 생계문제다. 앞으로 포항공장은 직원들의 생산라인 전환배치 문제로 장기간 노사분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출장중인 이강덕 포항시장은 SNS를 통해 “지역 경제와 일자리 문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걱정”이라고 밝혔다.
포항2공장의 제강·압연라인 생산량은 각각 100만t, 70만t이다. 현대제철 포항공장 전체 생산량의 30% 수준이다. 포항1공장은 2공장보다 규모가 두배쯤 크다. 현대제철은 포항공장 외에도 주력 사업장인 당진제철소와 인천공장, 순천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는 현재 사면초가 상태다. 중국산 저가제품 공세가 심각한데다 ‘트럼프 위기’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재선에 성공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모든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최대 20%까지 인상하고 중국산 제품에는 최대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미국의 ‘관세폭탄’이 현실화하면 우리 철강업계는 특히 건설용 철강재 시장에서 중국의 저가공세에 부딪혀야 한다.
국내 철강사들이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면, 친환경 분야에서 선제대응을 해야 한다. 중국산 철강제품은 EU가 추진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의 벽을 넘기가 어렵다. 포스코가 탄소제로 실현을 위해 수소환원제철(HyREX) 프로젝트를 서두르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