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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과의 이별, 다양해진 장례 문화

단정민기자
등록일 2024-11-10 20:22 게재일 2024-11-11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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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려동물 양육 552만 가구<br/>전체가구 25.7%… “가족의 일원”<br/>운구차·수목장·추모비 제작 등 <br/>마지막길 맞춤장례서비스 확산<br/>반려동물 보험으로 비용 부담↓
반려동물 장례식. /클립아트코리아

“내 강아지가 나이가 들어가는 것을 보면서 곧 무지개다리를 건너겠다는 생각을 한다. 생각하기 싫지만, 마지막까지 행복하게 보내주고 싶다”

포항시 북구 장량동에 거주하는 최모 씨(45)는 반려견과의 이별을 준비하며 담담히 속내를 털어놨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약 552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25.7%에 달한다. 이는 약 1000만 명 이상의 국민이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경상북도와 대구광역시는 각각 15.0%와 12.2%의 반려동물 양육 비율을 보이며 지방 소도시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보호자들이 늘어나면서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도 다양화되고 있다. 전통적인 화장과 매장 방식 외에도 보호자의 요구에 맞춘 운구차 서비스와 장례 참관 서비스가 등장했다. 최근엔 유골을 보석처럼 가공한 메모리얼 스톤, 수목장과 같은 새로운 장례 방식도 주목받고 있다.

얼마 전 반려견을 떠나보낸 정 씨(39)는 대구의 한 반려동물 장례식장에서 장례를 치렀다. 그녀는 “반려동물은 우리 가족의 일부다. 마지막 이별만큼은 비용이 들더라도 정성껏 보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 씨의 말처럼 반려동물을 단순한 애완동물이 아닌 가족으로 여기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장례식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보호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한 반려동물 보험 상품의 활성화로도 이어졌다.

일부 보험 상품은 반려동물 장례 비용을 보장해 보호자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이별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기존에 반려동물 장례는 비용 부담이 큰 문제였지만 보험 상품이 확대되면서 보호자들은 보다 마음 편히 이별 준비를 할 수 있게 됐다.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뿐 아니라 사료, 용품, 의료 및 보험 서비스 등 반려동물의 생애 전반에 걸친 다양한 서비스도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KB금융지주에 따르면 반려동물 관련 산업은 향후 몇 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반려동물의 건강을 챙기고 장수할 수 있도록 돕는 의료 및 보험 서비스가 크게 발전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반려동물 관련 산업이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러한 성장세는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여기며 그들에게 더 나은 생활을 제공하려는 보호자들의 관심이 반영된 결과라 볼 수 있다.

반려동물 장례식장을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반려동물은 이제 단순한 애완동물이 아닌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보호자들은 반려동물을 존엄 있게 배웅하기를 원하며 이러한 변화 속에서 반려동물 장례식장은 필요한 시설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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