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송희
슬픔을 예약했어요/ 다음 주 토요일로
울고 싶은 날이죠/ 취소는 안 된대요
실연의 주인공을 따라/ 한강변으로 갈게요
추가된 옵션으로/ 웃음을 구매하면
자동으로 당신도/ 업데이트될 거래요
또 다른 감정들을 모아/ 장바구니에 담아둬요
AI 시대다. 이젠 AI가 특정한 사람의 감정이나 생각도 학습하여 조언을 해주기도 한다고. 알고리즘에 따라 그 사람 취향에 맞게 상품을 권하기도 한다. 그리하여 AI의 인도에 따라 감정을 쇼핑할 수 있게 되었다. 위의 시는 감정도 쇼핑 대상이 되는 현 세태를 풍자한다. ‘슬픔’을 사고 싶으면, ‘실연’을 맛보고 싶으면 AI는 거기에 맞는 행동을 권하며, AI를 통한 감정 구매를 통해 “자동으로 당신”은 업데이트된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