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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칩스법 유지 반도체 지원 지속트럼프, 對中 제재 韓 반사이익 가능성

단정민기자
등록일 2024-10-29 19:46 게재일 2024-10-3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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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과 지역 산업 전망<br/><br/>해리스  전기차 확대 기조로 대미 수출 경쟁력·기업간 협력 강화 기회<br/>트럼프  내연기관 車 확대… 한국 배터리기업 투자 계획 재검토 불가피<br/><br/>해리스  관세완화 가능성 있지만 탄소 규제 강화 철강업계 대응책 필요<br/>트럼프  1기 집권 당시 고관세 부과… 철강 수출국 추가 비용부담 작용
카멀라 헤리스, 도널드 트럼프
카멀라 헤리스, 도널드 트럼프

오는 11월 5일 미국 대선을 앞둔 가운데 차기 백악관 주인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한국의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철강 등 주요 산업과 통상 전략의 향방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미국은 세계 경제 질서를 주도하는 핵심국이다. 통상 정책에 막대한 권한을 지닌 대통령이 대선을 통해 교체되거나 연임될 때마다 한국 기업들은 미국과의 무역 협력 방안을 다시 검토해야 했다.

국내 경제단체들이 미국 대선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도 미 대통령의 기조에 따라 한국 산업에 미칠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경북 지역은 K-산업에 근간이 되는 반도체·배터리(이차전지)·철강산업의 핵심 기업이 모여있는 곳이다. 미 대선 결과에 따라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할 수밖에 없다.

반도체 산업은 미국의 핵심 전략산업으로 급부상한 만큼 차기 대통령의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현 미국 정부는 ‘칩스법(반도체 지원법)’을 통해 외국 기업에도 대규모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약 9조 원, SK하이닉스는 약 6200억 원의 보조금을 지급받기로 했으며, 이는 미국 내에서의 생산 설비 확충에 중요한 지원이 되고 있다.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후보가 당선된다면 반도체 지원 정책이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칩스법의 존속 여부는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가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강화하고 중국의 반도체 공급망을 견제하기 위해 대중국 제재를 강화할 가능성도 있어,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에 따른 반사이익도 기대할 수 있다.

전기차 산업 또한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상반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전기차 세액 공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미국 내 친환경 차량 판매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해리스가 당선될 경우 전기차 확대 기조가 유지되며 한국 전기차 기업들은 대미 수출에 있어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 등 한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IRA가 폐지되거나 수정될 가능성이 있으며, 전기차 지원 규모가 축소되면 한국 기업들은 생산설비 투자 및 사업 전략을 수정해야 할 상황에 놓일 수 있다. 트럼프는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판매 확대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아 전기차 시장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 수 있지만, 전통 내연기관 시장에서는 한국 기업들이 여전히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산업(이차전지) 또한 전기차 시장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미국 대선 결과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해리스가 당선된다면 미국의 친환경 정책 기조가 유지되면서 전기차 배터리 수요 또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와 협력을 강화할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반면, 트럼프 당선 시에는 전기차 산업 지원이 약화되면서 배터리 수요가 줄어들고, 이에 따라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투자 계획을 재검토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를 지지했다는 보도에 따라 테슬라와 같은 전기차 제조업체의 입지가 유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나, 이는 공식적인 정책 방향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철강산업도 대체로 트럼프보다 해리스의 당선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는 1기 집권 당시 무역확장법 232조를 이용해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해 한국 철강 기업들에 상당한 타격을 입혔다. 트럼프가 재집권한다면 이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며, 이는 철강 수출국에 추가적인 비용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해리스가 당선될 경우 철강 관세 정책은 완화될 가능성이 있으나, 해리스 역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 배출 규제를 강화할 방침을 갖고 있어 한국 철강 업계는 환경 규제에 맞춘 새로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대선 결과에 따라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전략을 신속히 마련하고, 대응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미국의 통상정책을 슬기롭게 극복해야 하는 과제와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고 반도체·이차전지 등을 고부가 가치화하기 위한 치열한 노력과 투자가 절실한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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