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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리스크, 2차전지 분야 통상환경 요동… 선제 대책 필요”

단정민기자
등록일 2024-10-22 20:06 게재일 2024-10-2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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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이 포항지역에 미치는 영향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연합뉴스 제공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연합뉴스 제공

2024년 미국 대선이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국 경제, 특히 포항지역의 핵심 산업인 2차전지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은 한국의 주요 교역국 중 하나로, 두 후보의 경제 정책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트럼프와 해리스 후보는 상반된 경제 정책을 제시하고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한국의 수출 산업, 배터리 시장, 무역 협정 등이 크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재선

미국 우선주의… 보호무역 강화

보편적 관세 10% 인상 입장 밝혀

대미 의존도 높은 배터리 등 타격

IRA 철회로 경쟁력 저하 가능성

해리스 당선

자유무역 중시… 다자주의 협력

FTA 공고화 경쟁력 유지 유리

친환경정책 더 큰 발전 기회지만

물가인상 연결 “부정적” 분석도

트럼프가 당선되면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후보는 대통령 재임 당시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대중국 관세를 인상하고, 글로벌 무역 환경을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그가 당선되면 기본적인 기조는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는 모든 수입품에 대해 10%의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는 한국의 수출 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특히 자동차, 전자제품, 배터리 등 대미 의존도가 높은 산업들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바이든 재임 시 추진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철회 가능성도 배터리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법안은 미국 내 전기차와 배터리 생산을 촉진하기 위해 대규모 세액 공제 및 보조금을 제공하는데, 한국의 주요 배터리 제조업체인 LG 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은 이 혜택을 기반으로 수조 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재선돼 이 법안을 철회할 경우,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잃고, 수익성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배터리산업은 전기차 공장 인근 설비투자가 불가피해 해외 생산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어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며 “미국 대선 리스크로 배터리 분야 통상환경이 크게 요동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리스가 당선 돼도 안심할 수 없다. 해리스는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기조를 이어받아 자유무역을 강화하고, 다자주의적 협력을 중시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한국과 미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을 더욱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할 수 있으며, 한국의 수출 산업, 특히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산업이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유리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해리스는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며, 이는 한국의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미국 시장에서 더 큰 기회를 얻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기관 씨티는 해리스 후보의 당선이 한국경제에 오히려 부정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씨티는 보고서를 통해 “해리스 당선은 한국의 경제성장에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리스 후보의 친환경 정책으로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면서 물가가 다소 오를 수 있다는 의견이다. 물가 상승은 금리 인상 압력이며, 금리가 오르면 경제가 식을 수 있다. 또한 씨티는 “해리스 행정부의 높은 법인세 때문에 한국 수출품에 대한 미국의 수요가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친환경 규제 강화도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해리스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친환경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한국의 배터리 및 철강, 자동차 산업에 추가적인 비용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

김진홍 포항시지역학연구회 연구위원은 “포항 경제가 이미 바이든 행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며 “철강, 알루미늄, 차량용 배터리와 같은 주요 산업들이 관세 인상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해리스가 당선되더라도 이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수입관세 인상이 강화되면서 철강과 배터리 업계는 더 큰 부담을 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위원은 또 “미국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국익 우선’ 기조는 변함이 없을 것이며, 미국과 중국 간의 경쟁이 심화될수록 한국 경제는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며 “포항의 철강 및 배터리 업계는 연구개발을 통해 고품질,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해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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