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향숙
사람의 손을 잡는다는 것/ 참 쑥스러운 일이라/ 자주 못 하고 살았네
따뜻한 눈빛으로/ 좀 천천히/ 그 눈 마주 보지 못했고/ 웃음도 인색했었네
나를 세우고 버티는 힘은/ 정작 견고한 침묵이 아니었네
혼자만의/ 가을이 되고 겨울이 오네
해 뜨고 달 지는 창가에 서 있다가/ 볼 때마다 낯선 거울 앞에 서 있다가
물음도 대답처럼/ 나 아직 여기에 있네.
과거를 돌아보면 후회할 일이 많다. 위의 시에서 시인은 “사람의 손을” “자주 못 하고 살았”으며, “따뜻한 눈빛으로” 상대를 “마주 보지 못”하고 “웃음도 인색했”음을 후회한다. 필자 역시 그런 후회를 할 때가 있다. 어느덧 시인처럼 혼자임을 깨닫고 삶의 겨울에 다다랐다는 느낌이 든다. “견고한 침묵”으로 “나를 세우고 버티”려 했던 과거가 어리석었다는 깨달음으로 ‘나’를 비추는 거울이 낯설어지는 것이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