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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밀

등록일 2024-10-16 19:44 게재일 2024-10-1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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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률

당신 눈에 빛이 비치기 시작합니다

사랑은 그런 것입니다

당신 눈 속에 반사된 풍경 안에

내 모습도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사랑은 그런 것입니다

세상의 여러 틀이

자발적으로

윤곽을 잡게 되었습니다

별이 바람에 흔들릴 때면

당신 눈동자가 흔들린 거라 믿게 되었습니다

사랑이 왔다는 걸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위의 시는 말해준다. “당신 눈에 빛이 비치기 시작”하고, “당신 눈 속에” “내 모습도 나타나기 시작”할 때라고. 보이지 않던 당신 눈의 빛이 보일 수 있는 것은 ‘내’ 마음에 움튼 사랑이 만든 새로운 눈 때문일 터, 하여 그 눈엔 “세상의 여러 틀”이 새로 “윤곽을 잡”으며 나타난다. 세상의 이 윤곽에서는 하늘의 별과 당신 눈동자가 서로 조응하며 바람에 함께 흔들리고 있다.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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