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길우
그가 평생을 사용한
일인용 흔들의자에 기대어
깜박 잠이 들고 나면
몸을 뒤척이지 않아도
발 구르지 않아도 의자는
그의 옅은 호흡에 맞춰
조그만 긍정의 속도로
삐걱대는 어깨를 가누고
고개를 내밀며 다가가
그에게 속삭인다. 다만
두려워 말라, 멈추지
않는 기울기와 끄덕이는 황혼에
관한 그의 낡고 비낀
꿈에게도 절룩여 말한다.
너는 혼자가 아니야
요즘 사는 것이 지친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 위의 시를 읽고 저런 위로를 해주는 흔들의자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시에 등장하는 ‘그’는, 아마 ‘황혼’과 어울리는 나이 지긋한 사람일 테다. 이젠 호흡도 옅어지고 꿈도 낡았으니. 하나 그가 평생 앉아왔던 흔들의자는 그에게 “다만 두려워 말라”고, “너는 혼자가 아니”라고 속삭여준다. 이 ‘조그만 긍정’이 그가 삶을 계속 살아갈 커다란 힘이 되어 주리라.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