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H. 로렌스(정종화 옮김)
인간의 마음은 우리가 알지 못하고
탐험할 엄두도 못 내는 또 하나의 우주.
이상한 잿빛의 거리가
맥박 치는 인간 마음의 대륙을
우리의 창백한 지성으로부터 멀리한다.
먼저 간 이들은 육지에 아직 닿지 않았다.
콩고나 아마존보다 더 어두운
충만과 욕구의 슬픈 마음의 강이 흐르는
내부의 신비를
남자도 여자도 아는 이 없다.
시인이자 소설가인 D. H. 로렌스의 위의 시에 따르면, 두세 뼘 넓이의 가슴 속 세계, 즉 마음 역시 하늘 위의 우주처럼 거대하다. 인류가 우주를 아직 “탐험할 엄두도 못 내는” 것처럼, 이 마음 역시 “우리의 창백한 지성”으로는 알 수 없는 “내부의 신비”로운 대륙이다. 하지만 “이상한 잿빛의 거리가” 서서히 어둠 속에서, “충만과 욕구의 슬픈 마음의 강이 흐르는” “인간 마음의 대륙”의 맥박을 드러내고 있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