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속담이 있다. 요즘도 더러 쓰이는 말이긴 하지만, 아마도 젊은이들은 이 말 속에 담긴 뜻을 잘 헤아리지 못할 것이다. 의식주가 너무 열악하던 시절의 사정을 먹을 것 입을 것이 넘쳐나는 지금의 아이들이 어찌 알겠는가?
6·25전쟁을 전후해서 태어난 우리 세대는 전화(戰禍)가 휩쓸고 간 초토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꽁보리밥·나물죽도 배불리 먹지 못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았고, 끼니때마다 밥을 얻으러 다니는 거지들도 있었다. 하지만 궁핍한 살림에도 한가위 명절만은 배불리 먹을 수 있도록 어떻게든 마련을 하였다. 쌀밥과 떡, 생선, 과일을 먹을 수 있었고 새 옷이 아니면 양말이라도 새 것으로 신을 수 있었다.
국민소득이 1000불에도 못 미쳤고 100억 불 수출은 원대한 꿈이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원조로 아사(餓死)를 모면하고 국토 재건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리고 70여 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세계 10위권의 경제 부국이 되었고 여섯 번째로 꼽히는 강대국이 되었다. 국제적으로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가진 산업만도 한 둘이 아니다. 원전, 반도체, 조선, 자동차, 배터리, 전자제품 및 IT산업, 방위산업, K-문화콘텐츠산업 등 실로 기적이라 불릴 만큼 놀라운 발전을 했다.
이제 한가위는 새 옷을 입고 배불리 먹을 수 있어서 기다려지는 명절이 아니다. 초등학교도 겨우 마치고 도시로 나가 공돌이 공순이가 되었던 우리 형제·누이들이 오랜만에 선물 보따리를 들고 귀향하는 그런 명절도 아니다. 흩어졌던 가족·친척들이 한자리에 모여 정을 나누고 유대를 돈독히 하는 풍습도 차츰 희석이 되어간다. 대신 모처럼의 연휴를 해외여행의 기회로 삼는 일이 많아졌다. 연휴기간이 길었던 작년 추석에는 국외로 여행을 떠난 인구가 무려 100만 명이 넘었다고 한다.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의 뜻이 완전히 바뀐 셈이다.
북한에서는 아직도 ‘쌀밥에 고깃국을 먹게 하겠다’는 김일성 일족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물론 당 간부들이나 평양시민들처럼 호의호식하는 부류가 없지 않겠지만, 대다수 인민들은 헐벗고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다는 사실을 탈북자들이 증언하고 있다. 같은 땅 같은 민족인데도 이렇게 극심한 격차가 벌어진 까닭은 그야말로 연구대상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자명한 현실을 두고도 종북·주사파 같은 자들이 아직도 날뛰고 있다는 사실 또한 불가사의한 일이다.
더도 덜도 말고, 밥이야 떡이야 실컷 먹을 수 있는 한가위만 같기를 바랐던 세대는 여한이 없도록 소원성취를 했다, 이제 남은 일은 우리의 반쪽인 북녘 동포들도 ‘쌀밥에 고깃국’을 먹을 수 있도록 통일을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김일성 일족의 세습왕조를 종식시키는 일에 뜻과 힘을 모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피땀으로 쌓아올린 공든 탑을 와해하고 전복하려는 무리들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용공·종북 세력들이다. 국민들의 각성과 의지로 이 난관 또한 돌파할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