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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판의 지각변동

등록일 2024-11-21 18:25 게재일 2024-11-2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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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래수필가·시조시인
김병래 수필가·시조시인

우리나라 정치판은 상충하는 양대 지각판으로 형성되어 있다. 집권여당을 포함하는 자유우파가 한쪽 판이고 야당과 좌파들이 다른 쪽 판을 이루고 있다. 상당히 견고해 보이던 양쪽 판에 최근 들어 균열이 생기며 일대 지각변동이 발생할 조심을 보인다.

지난 15일, 이재명 더블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위반 1심 공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라는 형이 선고되자 야권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만 확정되어도 국회의원직과 당 대표직을 상실하는 것은 물론 대선보조금 434억 원도 반환해야 한다. 그리고 벌금형인 경우 향후 5년, 징역형일 경우 10년 동안 피선거권도 제한된다. 더구나 며칠 후에 열릴 위증교사혐의에 대한 1심 공판에서도 유죄일 가능성이 거의 확실해서 이재명 대표의 정치생명은 이제 끝났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대장동, 위례신도시, 백현동의 개발비리혐의에다 성남FC 불법후원금, 불법대북송금, 법인카드 유용, 공무원을 사적으로 부리는 등 각종 직권남용혐의가 줄줄이 사법처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니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탄탄하게 뭉쳐있던 야당의 정치인들이 갈팡질팡 흔들릴 수밖에 없을 터이다.

여당과 자유우파 쪽에서도 상당한 균열과 혼란이 일고 있다. 한동훈이란 이름과 한동훈 대표의 가족들과 같은 이름으로 당 게시판을 도배하다시피 한 게시글들이 일파만파 충격파를 일으키고 있다. 한동훈 대표를 비롯하여 배우자(진은정), 모친(허수옥), 장인(진형구), 장모(최영옥), 딸(한지윤)과 같은 이름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비방·음해하고 한동훈을 찬양하는 글이 1000여 건이나 올라있다고 한다. 실명인증을 해야 당원게시판에 글을 쓸 수가 있다고 하니 그들이 한동훈 대표의 가족이 맞는지는 간단하게 확인이 될 일이다.

여섯 명 모두가 한 대표 일가족과 동명이인일 확률은 제로에 가까운 확률이다. 본인들이 직접 글을 쓴 게 아니라면 누군가가 그들의 명의로 당원 가입을 하고 게시 글을 작성했다는 얘기가 된다. 당원게시판에 1호 당원인 대통령과 영부인을 원색적인 막말로 비방·모욕하는 글로 도배한 것이 당대표와 그 가족들이라면 이건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다. 여론조작 등의 법적문제 이전에 인간적으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비열하고 사악한 짓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이 거의 비슷한 시간대에 글을 올린 것과 문제가 불거지자 한꺼번에 사라지는 등 조직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아도 우연의 일치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게시판 관리자가 사실 여부를 밝히는 대신 게시글을 삭제하거나 검색을 할 수 없게 하는 등 비상식적인 짓을 하는 것도 의구심을 더 키운다, 경찰에서 수사를 착수할 것이라고 하니 조만간 진상이 밝혀질 것이다.

큰 지각변동이 있은 후에는 새로운 지형이 만들어지는 게 자연현상이다. 정치판의 지각변동도 지금까지의 혼란과 부패의 지형을 뒤집고 사필귀정이라는 안정된 지형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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