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시아 로르카(정선옥 옮김)
가슴에 칼을 맞고
거리에 사람 하나 쓰러져 죽어 있었네.
아무도 그를 알지 못했네.
가로등이 어찌나 떨던지!
어머니
길가의 조그마한 가로등이 어찌나
떨던지요!
때는 새벽이었네. 아무도
냉혹한 공기를 향해 부릅뜬
눈을 차마 마주볼 수 없었네.
가슴에 칼을 맞고
거리에 사람 하나 죽어 있었네.
아무도 그를 알지 못했네.
“거리에 사람 하나 쓰러져 죽어 있”다. 위의 시는 죽어가는 그 사람을 아무도 몰랐다는 것, 하여 그는 죽음까지 극도의 외로움 속에서 맞아야 했다는 것에 주목한다. 그런데 어떤 사물이 죽어가는 그의 옆을 지키고 있다. 사람들에게 존재감조차 없던 가로등이, 이 비참한 죽음을 내려다보며 덜덜 떨면서. 거리의 무심하고 냉혹한 사람들과는 달리, 저기 버려진 사물-가로등-이 인간적인 감정을 지켜내고 있는 것이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