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서 대원중 15대10 제압<br/>투수 오예준 대회 MVP
경상중은 최근 강원도 횡성 베이스볼 테마파크 A구장에서 열린 ‘제3회 백호기 전국중학야구대회’우승을 차지했다.
경상중은 결승전에서 경기도 성남 대원중학교와 맞붙어 타격전 끝에 15-10으로 대원중을 누르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지난해 선수권대회, 백호기, U-15 대회 등에서 세 차례 준우승에 머물었던 만큼 이번 우승은 의미가 남달랐다.
결승전에서 경상중은 치열한 타격전 끝에 다득점으로 대원중을 눌렀다.
경상중은 1회초 3득점으로 기선을 제압했지만, 1회말 5실점으로 역전당했다.
2회초 공격에 들어간 경상중은 6득점으로 재역전하면서 리드를 잡았고, 기세를 몰아 리드를 지켜내면서 우승했다. 경상중은 황준우의 2점 홈런과 엄태욱의 쐐기 3점포를 비롯해 엄유상이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박재현, 이재서, 강건우, 권오승 등 일곱 명의 타자가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15득점을 올리는 진기록을 세웠다.
대회 시상식에서 경상중의 에이스 투수 오예준은 대회 MVP와 우수 투수상을 차지했고, 외야수 이재서는 수훈상을 받았다.
9년 만에 우승을 맛본 차정환 경상중 감독은 감독상을 받았다.
차 감독은 “지난해 3연속 준우승과 소년체전에서 추첨으로 동메달을 얻었는데, 이제야 우승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며 “감독 부임 9년 만에 거둔 우승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소회했다.
경상중은 국민 타자로 불린 이승엽을 비롯해 이정훈, 이종두, 김성갑, 강기웅, 서정환, 황규봉, 배대웅 등 프로 무대를 누볐던 선배들의 즐비할 정도로 야구 명문중학교로 알려졌다.
야구 명문의 전통과 쟁쟁한 선배, 경쟁심을 자극하는 뛰어난 동료가 구슬이라면 이를 하나로 꿰는 역할을 하는 이들이 코치진이다.
경상중이 전통을 이어가고 끊임없이 유망주를 배출하는 것도 이들의 헌신과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난 2015년 10월 경상중 사령탑을 맡아 9년 만에 첫 우승을 일군 차정환 감독. 그는 대구고, 영남대, 영남대학원 졸업 후 곧바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야구선수였던 그는 수업과 대회 일정을 소화하면서 대학원 석사 과정까지 마쳤다.
차 감독은 “선수로서 안 되는 것에 미련을 두기보다 내가 야구에서 잘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를 고민했고, 그것이 바로 지도자가 되기 위한 공부였다”고 언급했다.
차 감독의 지도자 인생을 도운 이가 바로 현 영남대 야구부 박태호 감독이다. 박 감독은 차 감독이 지도자의 길을 갈 수 있도록 오랜 기간 아낌없이 지원했고, 감독 그 이상의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
대구고에서 기간제 체육교사로 근무하면서 코치직을 병행했을 때도 당시 대구고 야구부의 박태호 감독과 권영진 코치의 많은 도움 덕분에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차 감독은 학교와 대학원에서 배운 이론과 경험을 바탕으로 온 힘을 다해 선수들을 지도했고, 무엇보다 훈련 과정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했다.
그는 “경상중 야구부는 ‘적어도’ 훈련 중에는 학년 구분이 없다”며 “이번 백호기에서 MVP를 받은 오예준을 비롯해 벤치에 있는 1학년 선수들까지 모두 동일하게 훈련을 받는다. 이는 선수들이 고루 실력을 갖춰야 팀 전력이 강화되고,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에도 ‘중학교에서 기본을 참 잘 배웠다’란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