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숙자
눈물은 심장에 맺히는 것이었다
거기 고이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동맥을 타고 올라온 모든 눈물은
피눈물이다
(중략)
바다는 잠자지 않고
더욱이 바다는 꿈꾸지 않고
다만 내디딜 뿐
살 뿐이다
더 이상 깊어지지도 넓어지지도 둥글어질 수도 없지만, 그렇지만 바다는 오늘도 좀 더 깊어지고 넓어지고 외로이 둥글어진다
중심을 한사코 파 내려가면
거기 아직도 바스러지는 심장이 있다
바다에서 눈물을 보고 듣는 시인. 그 눈물의 연원은 심장에 있다. 심장에서 “동맥을 타고 올라”오는 눈물. 그래서 그 눈물은 피눈물이다. 그 바다의 눈물은 우리 마음에서도 뿜어지지 않겠는가. 누구나 마음 한편에 바다를 두고 있을 테니까. 그 바다는 “꿈꾸지 않고/다만 내디딜 뿐”인 마음이다. 마음의 “중심을 한사코 파 내려가면” 도달하는 “바스라지는 심장”의 마음. 그 마음에서 피눈물이 솟아나고 있지 않은가.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