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잔 첫 개인전 갖는 김현우 화가 <br/>‘상실과 일상’ 주제로 작품 전시 <br/>10~31일 대구 소르띠에 갤러리<br/>“초대전을 기회 삼아 더욱 성장”
“인간이 겪는 삶의 여정은 행복만을 주지 않는다. 삶에서 느끼는 희로애락(喜怒哀樂) 중 슬플 애, 가장 인간적이면서 아름다운 그 시간을 모두가 사랑하길 바란다. ”
지난해 포항 청년작가회 단체전에서 ‘올해의 우수작가’로 선정된 김현우(42·사진) 작가의 첫 개인전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상실과 일상’을 주제로 오는 10일부터 31일까지 대구시 북구 동북로에 있는 소르띠에 갤러리에서 펼쳐진다.
강렬한 햇살이 내리쬐는 지난 6일 북구 항구동 소재 그의 화실에서 시원한 미소가 아름다운 김 작가를 만났다.
△이번 전시의 주제 ‘상실과 일상’은 어떤 의미인가.
-인간이 겪는 가장 큰 고통 중 하나가 상실이다. 신은 견딜 수 있는 고통만 준다고 하지 않았나? 하지만 당사자가 겪는 시간은 그렇지 못하다.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는 것이 인간이고, 우리는 그렇게 고통과 마주한 시간의 흉터와 굳은살을 마음에 새기고 살아간다. 상실을 겪은 사람들은 결국 이겨내고 살아남은 사람이다.
어디에도 존재하고 싶지 않은 상실감과 어디든 인간으로서 존재해야만 하는 당연한 존재감 그 어딘가를 화폭에 담고 싶었다.
△작품 설명을 해달라.
-‘콜라주’는 서로 덧대 붙이는 미술기법이다. 그림 속 매체는 나의 상상 속 표정을 덧입혀 그렸다. 그래서 나의 그림 속 사람들의 눈빛은 흐리고 온전히 대상을 읽을 수 없게 형체가 무너져 있다. 그런 표현 속에서 조화를 찾기 위해 부단하게 터치를 쌓고 또 쌓았다.
모호함도 또렷하게 정의 내려지는 현실과 눈앞에 있는 것도 잘 보지 못하고 판단이 흐려지는 상실감. 화폭을 보며 관객들이 자신만의 감상의 세계에 빠지길 바란다.
△대구에서 전시회를 열게된 계기는.
- 포항 예총 회장인 최복룡 작가의 소개가 결정적이었다. 포항시의사회 김우석 회장이 지역 청년 작가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주기 위해 대구에 있는 자신의 본가 소유의 건물 1층을 갤러리로 만들었다. 갤러리의 이름이 ‘소르띠에’인데 프랑스어로 출구(出口)를 뜻한다. 영광스럽게도 소르띠에 갤러리에 개관 작가로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이번 개인 초대전을 성장 기회로 삼아, 더 나은 목표를 향해 출구로 나아가고 싶다.
△미술 시작 배경은.
-중학교 재학 시절 그때 만난 미술선생님의 영향이 크다. 내가 그림을 그릴 때면 선생님께서 ‘잘한다 잘한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가정 형편이 넉넉지 않은 탓에 주위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 내가 붓을 놓지 않도록 배려하고 지켜봐 주신 포항 시대정신미술학원의 곽근호원장과 김완부원장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꼭 남기고 싶다.
△앞으로 어떤 작가가 되고 싶은지.
-오직 그림만 그리며 살고 싶었다. 살아가면서 그림에 전념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20대에 동경했던 바스키아, 모딜리아니 등과 같은 화가들이 모두 34살쯤 요절해서 죽었기 때문에 나도 34살쯤 그림을 남기고 요절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림도 많이 남기질 못했고 그 나이에 요절도 못했다(웃음). 모든 계획이 실패해서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그동안은 두 아이의 아빠로서 아이들을 인간답게 키우는 것이 목표였다.
이번 개인전을 계기로 나의 부족한 점을 많이 보았다. 좋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 더 노력하고 기회가 된다면 더 큰 세상으로 나가서 내 작품을 전시하고 싶다. 먼 후일 미국이나 유럽 등 세계 각국에 내 그림을 전시할 수 있다면 어린 시절부터 꿈꾸었던 그림에 대한 갈증을 조금은 풀 수 있지 않을까?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