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니스트 헤밍웨이(황소연 옮김)
시대는 우리에게 노래하라고 요구하고는
우리의 혀를 잘라 버렸다.
시대는 우리에게 거침없으라고 요구하고는
거짓말을 늘어놓았다.
시대는 우리에게 춤추라고 요구하고는
우리를 강철 바지에 욱여 넣었다.
그렇게 시대는 기어이 뜻대로
요구한 개짓거리를 손에 넣었다.
유명한 소설가 헤밍웨이가 20대 초반인 1922년경에 쓴 시. 이 시는 그가 젊은 시절에 얼마나 당시 세상에 비판적이었는지 보여준다. 하지만 위와 같은 젊은 세대의 시대에 대한 비판, 기성세대에 대한 분노는 어느 시대나 공통되는 것 같다. 모든 시대는 젊은 세대를 찬양하며 자신의 뜻을 거침없이 펼치라 하지만, 결국 그 세대의 “혀를 잘라 버”리고 “강철 바지에 욱여 넣”어 ‘개짓거리를’ 하도록 강요해왔기에.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