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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식하다

등록일 2024-07-15 18:13 게재일 2024-07-1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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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습(최명자 옮김)

어허, 부질없어라

젊은 날 쉬지 않고 익힌 글과 검술 근심만 사고

늙지 않고 명 늘일 도리 없는

관속에 갇힐 서글픈 인생이라서

귀염받다 버려지는 강아지처럼

궁해져 말라가는 물속 붕어처럼

사람마다 인간 세상 좋다 말해도

꽃다운 시절은 잠시뿐인 것을

어느새 “관속에 갇힐” 시간을 생각하며 “젊은 날 쉬지 않고” 노력했던 시간들이 ‘부질없’다는 감정에 사로잡히는 나이에 이른 김시습. 젊은 날에는 세상으로부터 찬사를 받았지만 명을 다하면 “귀염받다 버려지는 강아지처럼” 될 운명이며, “꽃다운 시절은 잠시뿐”이고 인생은 “말라가는 물속 붕어”의 삶과 같다는 처절한 탄식은, 우리 마음을 우울하게 하지만 비껴갈 수 없이 언젠가 마주해야 하는 진실 아닐까.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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