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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치는 부분

등록일 2024-07-07 18:20 게재일 2024-07-0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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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용

우린 겹치는 부분으로 있었습니다

우린 겹치는 부분이 많았기에 행복을 찾은 듯했습니다

붉은 겹꽃잎처럼

 

꽃은 늘 먼 곳을 바라보았지요

겹치는 부분이 많아 어쩔 수 없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외출에서 돌아와 떠나고 없는 꽃을 보았습니다

 

나는 곧 겨울이 올 것을 알고

마당으로 나가

떨어진 꽃잎들을 쓸어 모았습니다

 

흰 눈발이 창을 두드리고

침대는 차가워졌습니다

흰 눈 속에 산새 한 마리 날아와 웁니다

 

행복은 어디에서 비롯할까. 시인에 따르면 ‘우리’가 형성될 때, 당신과 “겹치는 부분이 많”을 때 찾아온다. 그때 “붉은 겹꽃잎처럼” 우리는 아름다워질 수 있다. “겹치는 부분이 많아”지면 “꽃은 늘 먼 곳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더 아름다운 세상을 바라보게 되는 것, 하지만 겨울이 다가오고, 꽃은 마당에 떨어지고, 당신은 떠나는 날이 온다. “흰 눈발이 창을 두드”릴 계절이 오면, “침대는 차가워”져 있을 것이다.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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