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홍
몇 시간 봉사하고/ 몇 배를 얻는 길이라면/ 밥집에 가야 한다
밥집은/ 밥을 먹어야 하는 사람들이/ 밥을 위하여/ 밥을 찾는 곳
밥을 먹는 사람과/ 밥을 나르는 사람들이/ 한통속이 되는 곳
밥집은/ 밥과 함께/ 밥이 되어/ 우리 모두 한통속임을 깨닫는 곳
우리는 밥으로 살고/ 밥으로 죽고/ 밥이 되어 떠난다
시인은 ‘명동밥집’에서 노숙자에게 식사를 배급하는 봉사활동을 했던 모양이다. 그는 이 몇 시간의 활동으로 “몇 배를 얻는” 바, 그것은 “우리 모두 한통속”이라는 깨달음이다. 그 활동은 ‘우리 모두’ “밥을 먹어야” 해서 “밥을 위하여” 살아가야 하는 존재임을 깨닫게 한다. 누군가 밥은 하나님이라고 했듯이, 밥 아래에서는 모두 평등하며 하나라는 것을. 밥으로 살고 죽는 ‘우리 모두’ “밥이 되어 떠”나는 존재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