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송희
아들 없는 생일날에 미역국을 끓여놓고
교과서보다 만화책을 좋아했던 아들을, 공부보다 공놀이를 좋아했던 아들을, 밥 먹는 시간 대신 자겠다는 아들을, 대학을 안 가고 돈 벌겠다는 아들을, 부글부글 물거품이 되어버린 아들을 가슴에 박힌 심장같은 아들을, 엄마를 기다리다 가라앉은 아들을
이제는 저녁바다가 된 아들의 얼굴을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0년이 지났다. 참사의 희생자를 아이로 둔 부모는 여전히 ‘문득’ 아이의 얼굴이 생각날 것이다. 위의 시는 아들의 생일날에 “미역국을 끓여놓고” “이제 저녁바다가 된” 아들을 기억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보여준다. 마지막에 엄마를 찾았을 아들의 얼굴은 심장이 되어 어머니의 가슴에 박혀 부글부글 끓고 있다. 공부보다 만화를 좋아했던 아들의 모습은 더욱 그녀의 마음을 아리게 한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