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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이야기

등록일 2024-07-01 18:21 게재일 2024-07-0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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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숙

아무리 애 터지는 슬픔도

시간이 흐르고 흐르면

흐릿해지지

시간은 흐르고

흐려지지

장소는

어디 가지 않아

어디까지나 언제까지나

 

영원할 것 같은

영원한 것 같은

아플 것 같은

아픈 것 같은

 

장소들

 

이야기는 어디에 살고 있을까. 기억 속에? 시간 속에? 하지만 위의 시에 따르면, “애 터지는 슬픔도/시간이 흐르고 흐르면/흐릿해지”는 것. 흐름은 흐릿함을 가져온다. 하나 이야기가 흐릿해지지 않은 곳이 있다. ‘장소’다. “장소는/어디 가지 않”는 것, 슬픈 이야기가 묻혀 있는 장소들에 가면 슬픔은 되살아난다. 그곳에서 아픔은 “영원할 것 같”고 “영원한 것” 같이 나타난다. 공간이 시간보다 더 영원한 것이다.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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