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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슬린에게

등록일 2024-06-25 18:41 게재일 2024-06-2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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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밀레이(최승자 옮김)

아직도 시인은 자고로

 

휑하고 추운 불모의 다락방에서

 

굶주리고 떨면서, 꽃의 노래와 그대와

 

같은 그러한 것들에 맞게 시를 만들어야만 한다.

 

 

 

아직도 자고로 시인의 존재는

 

아름다움의 이름에 굴복해야만 한다.

 

꽃과 그대와 노래가 있는 한 죽지 않을

 

아름다움, 아름다움이 살 수 있는 동안에는

20세기 전반에 활동한 미국의 여성 시인 빈센트 밀레이의 시. ‘아직도’라는 말은 ‘지금도’라는 말을 불러온다. ‘지금도’ 역시 ‘시인’은 “굶주리고 떨면서” “아름다움의 이름에 굴복”하는 삶을 살며 “시를 만들어야만 한다”고 말할 수 있기에. 시인은 여전히 가난과 추위를 겪으며 살아간다. 시는 돈이 되지 않기에. 하지만 그럼에도 시인은 “꽃의 노래와 그대”로부터 시를 길어 올려 아름다움이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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