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복
그저께는 미세먼지 주의보
어제는 비가 몹시 내렸고
오늘은 몸이 않 좋아
창밖 풍경 바라만 보는 줄
봄 냄새 맡으려
가까이 다가가 감싸 안았던
저 나무들, 멀리서 바라보니
실루엣 한결 선명하고 아름답다.
나날이 풍성해지는 잎사귀들과
짙어지는 연둣빛
더 또렷이 느껴진다.
너무 오래 가까웠다가
시나브로 멀어진 벗이여,
만나지 못하더라도 부디
편안하고 싱그럽기를….
어떤 대상은 멀리서 보았을 때 더 선명하게 보인다. 특히 가까이 두었던 대상이 그렇다. 팔로 감싸 안기도 했던 나무를 창 밖 풍경으로 보았을 때, 시인은 이를 깨닫는다. 멀리서 본 나무의 ‘실루엣’이 “한결 선명하고 아름답다”는 것을 말이다. 벗도 그렇다. 언제나 가까이 있었던 벗. 하나 이제 그는 멀리 떨어져 있다. 하나 “만나지 못하”자 벗의 모습은 더욱 선명해지고 싱그러워지지 않는가. 그리움과 함께 말이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