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이 낳은 인기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음주 교통사고로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교통사고를 낸 뒤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음주운전 의혹을 완강히 부인했다. 매니저는 자신이 운전대를 잡았다고 허위 자백했다. 그러나 사고 발생 열흘 만에 음주 사실을 시인했다. 형사 처벌이 불가피해 보인다. 비판 여론이 쏟아졌다.
김호중은 음주 운전을 후회하고 반성한다고 밝혔다.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고도 했다. 소속사도 거짓말 해명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후폭풍은 거셌다. 미스터트롯 갤러리는 김호중의 엄정한 수사를 요청하는 입장문을 냈다. 누리꾼들은 “너무 뻔뻔하다” “구속돼야 마땅하다” 등 반응을 보이며 질책했다. 검찰총장까지 나섰다. ‘운전자 바꿔치기, 허위진술 교사·종용 등은 사법방해 행위’라며 구속사유 반영을 지시했다. 경찰은 음주, 뺑소니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여론이 나빠지자 15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김호중 팬카페도 ‘책임을 통감하며, 사죄의 말씀과 용서를 구한다’며 고개 숙였다.
김호중은 그동안 “술잔에 입은 댔지만 마시진 않았다”며 누가 봐도 구차하기 짝이 없는 거짓말을 했다. 음주 운전 사실을 끝까지 숨기려 했다.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 칩은 소속사 직원이 제거했다. 이 와중에 경남 창원에서 대형 콘서트까지 열었다. 그러면서 “모든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며 피해자 코스프레를 했다. 국민과 법과 공권력을 기만했다.
범죄를 저지르고도 부인하는 정치인 등 지도자들의 그릇된 행태를 떠올리게 했다. 뒤틀린 우리 사회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잘못을 잡아떼고 은폐 및 조작하려다 결국 더 깊은 수렁에 빠졌다. 사고 후의 대형 콘서트와 거물급 변호사 선임까지 입방아에 올랐다. 대중에게 단단히 미운털이 박혔다. 가수 생활에 치명상을 입었다.
잘못을 저지르고도 발뺌하려 한 대가치곤 혹독하다. 물론 콘서트 등의 막대한 취소 위약금을 고려, 부인했을 수도 있지만 여러 가지 정황을 고려하더라도 잘못됐다. 사고 후에도 바로 피해자와 국민에게 사죄와 용서를 구했더라면 이만큼 사태가 확산하지는 않았을 터이다. 부적절한 대응이 사태를 키웠다.
일그러진 영웅이 됐다. 김호중은 어려운 청소년 시절을 보냈다. 주위의 도움으로 성악을 하고 외국 유학까지 다녀왔다. 그리고 트롯 무대에 화려하게 등장, 스타가 됐다. ‘개천 용’으로 성공신화를 써가던 중이었다. 김천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김천시와 시민들은 ‘김호중 소리길’을 조성할 정도로 각별한 사랑을 보였다. 그런 그가 지역민과 팬들의 사랑과 기대를 외면했다. 그의 빗나간 처신과 행보에 일부 누리꾼들은 사생활까지 파헤치며 인간 까뭉개기에 나서고 있다. 도를 지나쳤다는 지적이 일었다. 사회 일각에선 전도양양한 가수의 추락을 안타까워하는 이들도 적지않다. 대중에게 사랑받는 이들은 그만큼 자기관리에 엄격해야 한다. 김호중이 법적 처벌을 받고 잘못을 뉘우치며 다시 무대에 설 수 있길 기대한다. 사랑받는 트롯 가수로 돌아와 국민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