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총선에 여당이 패배한 후 윤석열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이제 정치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나라와 국민을 다스리는 일이 정치이고, 대통령이 공적으로 하는 모든 행위가 정치인데 새삼스러운 언급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2년 동안 열심히 정치를 해왔다. 무엇보다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공고히 해서 기울어진 나라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꼽을 수 있고,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등 외교·안보의 정상화, 쇠퇴한 원전사업을 복원한 것과 노동개혁 등 경제회복을 위한 정책은 분명 상당한 공적이었다.
그러나 정권을 빼앗긴 좌파 세력은 갖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깎아내리기에 혈안이었다. 저들의 안위와 정치생명을 위해서는 나라의 장래나 민생 따위는 안중에 없고, 오로지 윤석열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음모든 협잡이든 못할 짓이 없었다. 그 결과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락하고 여당은 총선 참패를 면치 못했다.
총선 승리로 국회를 장악한 좌파 세력은 기고만장 행정부와 사법부까지 틀어잡으려고 입법독재를 자행하고 있다. 그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사법리스크다. 대표를 비롯한 상당수 국회의원들이 줄줄이 검찰의 조사나 재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사법적 처리에 따라 당사자들의 정치생명은 물론 당의 입지도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다.
이제는 윤 대통령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고지식하게 밀고 나간다고 국민이 알아주고 성과를 낼 수 있는 게 아니란 걸 절감했을 것이다. 특히나 우리나라처럼 좌·우의 세력이 극명하게 엇갈려 대결하는 상황에선 민심을 얻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렵게 된다. 그런데 그 민심이란 것이 터무니없는 거짓선동이나 포퓰리즘에도 쉽사리 부화뇌동하는 한다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정치의 성패는 결국 민심에 달렸다. 성실하고 정직하면 알아주겠지, 하는 순진한 생각으로는 정치를 잘 할 수가 없는 것이다.
민심을 얻기 위해서는 좌경화된 언론매체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그리고 최상의 홍보팀을 꾸려서 내전이나 다름없는 좌·우 대결의 구도에서 여론전에 밀리지 않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 훌륭한 성과도 여론을 선점하지 못 하면 소용이 없다. 거짓 선동이나 모함에 대해서는 즉각 대응하고, 국민들이 납득하고 인정할 때까지 몇 번이고 거듭해서 설명하고 홍보하고 설득해야 한다. 대통령 자신도 월 2회는 정례적으로 기자회견을 해서 불통의 굴레를 벗고, 국정 현안에 대해서 명확하고 투명하게 정책과 의사를 밝혀야 한다. 물가안정과 취업확대 정책 등 피부에 와 닿는 민생정책에 진력하고 무너진 법치를 확립하는 일도 미루지 말아야 한다.
범죄 집단을 선택한 병든 민심에 휘둘릴 것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를 갈망하는 45% 민심을 위한 정치를 하기 바란다. 범죄자들과는 타협하지 않는 것, 그것이 이탈한 5%의 민심도 돌려놓고 과반의 지지기반을 확보해서 성공한 대통령이 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