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10 총선 기간 중에 원희룡 후보의 유튜브를 자주 보았다. 소위 험지로 불리는 인천 계양 을 지역구를 자원한 원 후보는 가장 모범적인 선거운동을 해서 눈길을 끌었다. 수능시험 전국 수석을 한 수재답게 선거운동도 점수로 매기자면 만점에 가까웠다. 후원회장을 맡은 이천수 축구선수와 함께 지역구를 샅샅이 훑고 다니는 모습은 적지 않은 감동이었다. 국회의원 3선에다 제주지사를 두 번이나 한 정치경력 중에 한 번도 범법이나 비리에 연루된 적이 없거니와 선거 공약도 시험공부를 하듯 철저하게 준비한 것을 알 수 있었다.
반면 경쟁 상대인 이재명 후보는 모든 면에서 극명한 대조를 이루었다. 그는 권력과 사법리스크 방탄용으로 국회의원 배지에만 관심이 있을 뿐, 지역의 발전이나 민생 따위는‘하는 척’만 하는 것 같았다. 재판을 받으러 다니랴, 다른 후보들 유세장에 가랴, 자신의 선거에는 그다지 성의를 보이지 않았다. 더구나 4차례나 되는 전과에다 10여 가지 범죄 혐의로 수사·재판 중인 사람이 국민의 대표가 되겠다는 것은 언감생심 가당찮은 일이었다. 그런데도 계양을 주민들은 이재명을 선택하는, 도저히 상식으로는 납득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그런 현상이 비단 그 한 곳 뿐이 아니라는 것이 이번 총선에서 불거진 심각한 문제점이다. 1심과 2심에서 모두 2년 형을 받아서 당연히 감옥에 들어가 있어야 할 사람이 당을 만든 것도 기가 찬데, 2년 형을 받은 사람과 온갖 비리·부정의 연루자들을 영입한 그 당에 표를 몰아주어 12석이나 차지한 것은 여간 경악스러운 노릇이 아니다. 그 밖에도 범죄 혐의로 수사 중인 사람들 다수가 당선이 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속출했다. 그들은 당선이 되자마자 대통령 탄핵을 거론하는가 하면 사법부를 겁박하는 말을 서슴지 않고 있다. 바야흐로 범죄자들의 전성시대가 된 것이다.
대한민국은 엄연히 삼권분립을 채택한 민주주의 국가다. 입법, 사법, 행정부가 서로 견제하면서 균형을 이루는데 삼권분립의 목적이 있다. 국회의 다수당이 되었다고 안하무인으로 행정부와 사법부까지 좌지우지 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저들의 만행과 폭주가 더 이상 자행되지 않도록 사법부가 나서서 제동을 걸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범죄자들이 더 이상 날뛰지 못하게 지금 수사·재판 중인 사건들은 법에 따라 신속·엄정·공정하게 처리되어야 한다. 나라가 이 지경이 된 데에는 권력과 이념에 좌고우면하면서 엄정하고 공정한 법집행을 하지 못한 사법부의 책임이 크다. 저들이 남발하는 특검법이나 탄핵소추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당연히 거부권을 행사해야 하고, 국회에서 통과하더라도 헌재에서 그 정당성 여부를 판결하는 것이 법치다.
국민들이 지도자를 잘못 선택해서 몰락한 나라가 한둘이 아니다. 히틀러를 선택한 독일이 그랬고, 스탈린 같은 공산주의자를 지도자로 선택한 나라들도 모두 몰락의 길을 걸었다. 온갖 비리와 부정에 연루된 범죄자들에게 나라를 맡기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짓이다. 국민들이 각성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