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철
사랑만 한 수고로움이 어디 있으랴
평생을 그리워만 하다
지쳐 끝날지도 모르는 일
마음속 하늘
치솟는 처마 끝
눈썹 같은 낮달 하나 걸어 두고
하냥 그대로 끝날지도 모르는 일
미련하다
수고롭구나
푸른 가지 둥그렇게 감아 올리며
불타는 저 향나무
우리가 사랑을 확인하는 것은 사랑하는 이와 이별해 있을 때 아닐까. 사무치는 그리움이 사랑을 확인케 하는 것, 그래서 “사랑만 한 수고로움이 어디 있으랴”라는 시인의 말이 정곡을 찌르는 느낌이다. 그리움은 저 “눈썹 같은 낮달”을 “마음속 하늘”에 걸어두고 하염없이 바라보는 일이니. 이 ‘사랑-그리움’을 몸으로 드러내는 것이 향나무다. 향나무가 저렇게 “푸른 가지 둥그렇게 감아 올리며/불타는” 것을 보면.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