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제1의 도시이자 환동해 거점도시 포항은 경제적, 지정학적 가치가 매우 높고 성장잠재력이 풍부한 도시다. 이러한 이유로 과거 정부에서부터 포항을 거점으로 하는 여러 발전전략이 기획되기도 했다.
고(故) 박태준 명예회장 시절 포스코는 포항 지역을 광역신도시로 만들기 위해 인공섬 국제공항과 1천만평(3천300만㎡) 흥해 배후도시 건설 등을 포함하는 종합발전계획을 구상한 바 있으며, 김영삼 정부시절에도 포항을 한 축으로 하는 환동해 경제권에 대한 발전계획들이 있었지만 제대로 실행되지는 않았다.
이같은 여러 계획 중 하나라도 제대로 실행되었다면 지금 포항의 모습은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가끔 해보곤 한다.
얼마 전 지역방송사에서 방영한‘新지방시대 포항의 미래를 말하다’라는 특별대담 프로에서 역대 정부의 지방 발전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현재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이 출연해 포항이 가진 잠재력과 가치, 지방시대를 주도할 포항의 역할 등을 심도있게 진단하고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우동기 위원장은 포항의 강점을 기업도시, 대학도시, 항만도시로 정의하며 현재 많은 지자체가 인구감소 등으로 지방소멸의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포항은 오히려 인구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도시라고 평가했다.
포항은 지난 반세기 동안 산업의 쌀인 철을 생산하면서 대한민국 산업의 심장으로 불리며 눈부신 국가 경제발전을 이끈 글로벌기업 포스코가 소재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등 이차전지 관련 기업을 비롯한 수소, 바이오 등 신산업 관련 기업들이 자리 잡으며 투자를 계속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는 포항시가 그간 지역경제를 지탱해온 철강산업의 침체에 대비해 오래전부터 이차전지를 비롯한 신산업 육성 정책을 꾸준히 실천해 온 덕분으로 이제는 철강도시에서 배터리도시로, 나아가 바이오 신산업 도시로 변신하고 있다.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 한 해에만 배터리 등 신산업 분야에서 7조4천억원이 넘는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한다. 기업의 투자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고 이는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인구 증가 요인으로 작용해 살기 좋은 도시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
또 포항은 세계적 연구중심 대학인 포스텍을 중심으로 주변 1시간 거리 내에 경북대를 비롯한 DGIST, UNIST 등 수도권에 버금가는 우수대학이 있고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포항가속기연구소 등 첨단 R&D 연구기관이 밀집해 있어 우수한 인력이 풍부하다.
이 밖에도 환동해 거점항만인 영일만항을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시베리아 횡단철도가(TSR)가 연결될 경우 북방경제의 중심이 될 가능성과 잠재력을 갖고 있다.
포항은 분명 여느 지방도시와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포항이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균형발전의 모범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지자체, 기업, 대학, 지역주민이 함께 협력하여 현 정부의 핵심지역정책인 기회발전특구와 교육특구 등을 유치하여 이를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구두선(口頭禪)이 아니라 실천력(實踐力)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포스코는 인력이 없어 수도권에 대규모 미래기술연구원 분원을 설치한다는 수도권 중심의 논리를 앞세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외부 우수인재를 포항 본원으로 유치하는 전략을 수립하는 등 지역 투자를 더욱 확대하고, 포스텍은 철강, 이차전지에 이어 새로운 포항의 먹거리인 바이오산업의 요람이 될 의과학대학 설립으로 우수인재를 지역으로 유치하는 등 지역발전에 보다 적극적이고 과감한 실천적 역할이 요구된다.
이러한 기업과 대학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기업가적 지방정부인 포항시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로서 조화를 이끌어내고 지역민들은 지역발전의 주체로서 포항이 가진 가치와 잠재력에 기반한 지역발전전략을 실천함으로써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균형발전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포항이 신(新)지방시대를 주도해 나가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