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무소속 최경환 우위 지킬지…지지율 수직상승 조지연 막판 표 결집 여부 주목

박형남 기자 · 고세리 기자
등록일 2024-03-31 20:07 게재일 2024-03-31 3면
스크랩버튼
전국 주목 격전지부상 경산 여론조사 분석<br/>4선 최경환 아직 살아있네…지지율 선두<br/>윤심 조지연 힘있는 여당 후보 강조<br/><br/>남수정 엄정애 후보, 보수층 한 지붕싸움 경산 망친다 새일꾼 내세워<br/>비례정당 지지율 조국혁신당 11.6%, 더불어민주연합 11.3% 접전

4·10 총선에서 경산은 전국에서 주목받는 격전지가 됐다. 박근혜 정부 당시 경제부총리를 지낸 최경환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부터다. 최 후보가 과연 4선을 넘어 5선 고지에 오를지, 국민의힘이 이곳까지 포함해 TK전 지역을 석권할지, 부녀지간 을 넘어가는 후보자간 나이 차이 등 숱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한 요인들이 많아서다.

최 후보는 한때 자타가 인정하는 경산의 맹주였다. 경산을 기반으로 그는 거리낌없는 성장을 해 한국 정치 실세 반열에 올랐고, 국정을 쥐락펴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국정농단으로 사법처리됐고 옥고까지 치렀다. 이후 안팎에선 그의 정치는 그렇게 뒤안길로 사라지는 줄 알았다. 그런 그를 다시 정치 무대로 불러낸 건 경산시민들이었다. 지난해 경북매일신문이 실시한 여권 성향 후보 지지도 조사<본지 2023년 6월 22일 1·2면 보도>에서 최 후보는 37.9%를 받아 1위를 기록했다.

그 결과에 주변도 놀랐고,  곧바로 ‘아직 살아있구나’라는 소리가 바로 나왔다. 최 후보도 콘크리트 지지층을 확인하자 재기 의욕을 보였다. 경산서 4선 의원을 지냈기에 이제 시민들로서도 손절할 시기가 됐을 것이라는 주변의 시각이 오히려 더 무색해졌다.

캠프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지지자가 더 모였다. 경산시민들이 다시 한 번 그를 무대에 세우려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우선은 4선을 지내는 동안 그가 해결한 지역 현안과 업적 등이 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다. 일종의 향수다. 다른 한면은 동정심이다. 그 잘나가던 지역 대표가 꼬꾸라진 것을 바라보는 시민들 입장에선 마음이 불편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서로간 명예회복을 위한 길을 택했다고 볼 수 있다.

최 후보 또한 총선을 앞두고 한때 좌장으로 몸담았던 국민의힘에는 공천신청도 않고 무소속으로 정면승부를 택했다. 그는 이번에 본지가 실시한 지지도 조사에서는 42.4%를, 당선가능성 조사에선 51.3%를 얻어 응답자의 절반을 넘겼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경산 전 지역에서 최 후보가 조 후보를 적게는 10%이상, 많게는 20% 이상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소 버거운 상대를 둔 국민의힘에선 윤두현 의원 등 4명이 국민의힘 공천문을 두드렸다. 윤 의원은 그 과정에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우여곡절 끝에 조 후보가 국민의힘 공천장을 받았다. 조 후보는 여성에 30대 중반이다. 처음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잖았다. 하지만 대통령실에서 국정메시지를 관리했던 조 후보는 저력이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 후광도 그를 빛나게 만들기 시작했다. 특히 국민의힘이라는 든든한 울타리는 조 후보의 지지율을 수직 상승시켰다.

그 결과는 본지가 이번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드러난다. 조 후보는 지난해 본지가 실시한 여권 성향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4.9%의 지지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었으나 이번에는 33.8%를 받았다. 최 후보의 42.4%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상승세는 매섭다.

상승 기류에 올라탄 조 후보는 아직 선거가 열흘 남짓 남아있고 TK지역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결집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을 감안하면 최 후보와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일 전망이다. 실제 조 후보 진영에는 이 지역 현역으로 일찌감치 불출마 선언을 한 윤두현 의원이 합세해 돕고 있고, 국민의힘 소속인 현직 시의원과 경산을 지역구로 하는 경북도의원들도 잇따라 지지하기로 하면서 막판 바람이 거세다. 역전 전략차원에서 부동층(지지후보가 없다 8.6%, 잘 모르겠다 3.1) 11.7%의 표심 흡수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다만 조 후보는 당선 가능성 조사에서 32.2%를 받아 무소속 최 후보와 19.1%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보수층의 지지를 아직은 다 흡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실제 지지도 조사에서 조 후보는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48.9%의 지지율을 얻긴했지만 최 후보도 44.3%를 받아 오차범위 내 경합세로 나타났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당선 가능성 조사에선 조 후보(41.9%)가 최 후보(50.4%)에게 밀리고 있다.

조 후보 측은 이 부분 극복을 위해 윤 대통령과의 관계를 적극 내세우고 있다.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실 행정관을 지내며 윤석열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을 담당했던 조지연 후보는 “국정 핵심 인맥과 언제든지 논의가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워 지역을 발전시킬 인물로 자신이 적합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윤석열 정부와 소통할 수 있고 대통령과 도지사, 시장과 함께 원팀을 이뤄 우리 경산 발전을 위해 뛰고 또 뛰겠다”며 ‘젊고 힘있는 여당 후보’라는 점을 강조한다.

경산에는 조, 최 후보외 이번에 진보당 남수정 후보와 녹색정의당 엄정애 후보도 출마, 지역을 누비고 있다. 이들은 조, 최 후보가 대결하는 보수층의 한지붕 싸움이 경산을 망친다며 새일꾼을 내세우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남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진보당, 새진보연합의 야권연대를 강조하며 ‘윤석열 정권 심판’을 내걸었다. 그는 “경산지역 낡은 정치는 이제는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필두로 경산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겠다는 각오다. 진보당 경북도당 위원장을 지낸 남 후보는 1981년생으로 조 후보(1987년)와 같은 80년대생 ‘젊은 피’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대구지부 교육선전국장,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경북지부 수석부지부장 등 오랜 노동 운동 경력을 갖고 있으며 노동자의 인권 보호에 앞장서는 활동을 해 왔다.

녹색정의당 경북도당 위원장인 엄 후보는 경산에서 3선 시의원을 연임해 지역에서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보수 텃밭인 TK에서 열세 위치인 소수정당 소속임에도 시의원으로 수차례 당선될 수 있을 정도로 지역에서의 비교적 탄탄한 기반 세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 총선을 통해 독식의 정치에서 벗어나 다양성의 정치로, 구시대 정치에서 미래의 정치로 정치혁신을 열겠다는 각오다. 이들이 밑바닥부터 훑어온 민심을 토대로 꾸준한 성장세를 지속하며 현 정권과 정치 세력에 대한 반발 표심과 여권의 표를 어떻게 흡수해 갈지도 관심사다. 조, 최 후보가 벌이는 선거판이 워낙 살얼음판 형국이어서 남, 엄 후보의 득표력에 따라 선거 결과까지 뒤집어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사개요

본 여론조사는 경북매일신문의 의뢰로 2024년 3월 28일(1일간) 여론조사 전문기관 (㈜)에브리리서치에서 경산시 거주 18세 이상 유권자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한 표본 2만905명(SKT 1만2천507명, KT 6천300명, LGU+ 2천98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 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4.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7%포인트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형남·고세리기자 7122love@kbmaeil.com

정치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