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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이태원 문학의 흔적과 발자취

안병욱기자
등록일 2024-03-05 19:46 게재일 2024-03-0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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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명물골목 - ⑥북구 이태원길<br/>지역 소설가 이태원의 이름 담은<br/>‘문화예술거리’ 작가 조형물 따라<br/>다양한 벽화·소규모 공연장 즐비<br/>북구, 녹색도시조성 경관 재정비<br/>이태원 광장 일대 특색거리 추진
지난달 29일 방문한 대구 북구의 이태원길. /안병욱기자 eric4004@kbmaeil.com

천재 소설가 이태원 작가의 이름을 담아 문화예술거리로 조성된 북구의 ‘이태원길’이 지역을 상징하는 거리로 거듭날 수 있을까.

지난달 29일 오전 11시30분쯤 찾은 대구 북구의 이태원길. 천재 소설가로 불리는 이태원 작가를 상징하는 조형물과 길을 가득 채운 다채로운 벽화들, 반원형의 소규모 공연장이 거리의 특색을 돋보이게 했다.

소설가 이태원은 칠곡 출신으로, 칠곡초등학교와 경북중ㆍ고등학교를 졸업한 지역이 낳은 인물이다. 그는 학창시절부터 뛰어난 글 솜씨를 바탕으로 고등학교 2학년 때 지방문학지에 응모한 단편소설이 당선돼 소설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대표작으로는 장편소설 ‘객사’와, 대하소설 ‘개국’, ‘낙동강’ 등이 있다.

북구는 지역 인사 이태원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2019년 약 30억 원을 들여 칠곡3지구 일원에 그의 이름을 따 ‘이태원길’을 조성했다.

이태원길이 조성된 칠곡 3지구는 북구 칠곡 부근에 거주하는 시민들에게는 ‘시내’를 대체하는 곳이다. 특히, 인근에는 50사단 사령부가 있어 타 지역에서 온 군 간부들이나 출타 중인 장병도 자주 방문하는 거리다. 하지만 소설가 이태원을 잘 모르는 시민들은 ‘이태원길’을 자주 지나면서도 명칭에 담긴 의미를 알지는 못했다. 거리에 소설가 이태원을 떠올릴 수 있을 만한 서사가 담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어느 도심에나 있을 법한 ‘문화의 거리’와 같은 분위기로 식당과 주점이 들어서 있어 서울의 ‘이태원 거리’를 흉내 낸 것으로 유추하기도 했다. 학정동에 거주 중인 신모(27) 씨는 “대구에 온 지 3년 됐고,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이태원길을 오는데 ‘소설가 이태원’을 말하는지 처음 알았다”며 “당연히 서울에 있는 이태원을 모티브로 이름을 붙인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북구는 ‘이태원길’을 비롯한 칠곡3지구를 재정비해 활성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북구는 올해 구비 2억 원을 들여 이태원길과 문학관, 동천육교 등을 전반적으로 재정비하고 경관을 개선할 방침이다. 향후 2단계 사업 예산이 추가로 확보된다면 광장을 재정비하고 보행로 녹지공간도 조성해 나간다. 이를 통해 북구는 지역 인사인 소설가 이태원을 중심으로 거리의 특색을 돋보이게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또, 문화예술거리의 취지를 살려 다양한 콘텐츠를 가미할 예정이다.

이태원 문학관 내부에 해설사를 배치해 양질의 문화탐방을 지원하고, 오는 5∼7월에는 이태원광장 일대에서 주민참여 플로깅 활동으로 습득한 쓰레기로 정크아트 작품 등을 제작하는 ‘RE-태원길 에코공작소’를 시행한다. 오는 10월에는 지역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거리축제도 계획하고 있다.

한편, 북구는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27일까지 이태원길 일대에서 전반기 토요문화골목시장을 통해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문화공연 등 볼거리를 제공하고 플리마켓 등을 운영해 거리의 활력소를 불어넣을 예정이다.

/안병욱기자 eric4004@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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