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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뀌지 않는 것들만 나를 살린다 (부분)

등록일 2024-01-31 20:10 게재일 2024-02-0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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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

숲을 찾았다.

사라지지 않을 물과

사라지지 않을 공기와 나무에게 입술을 대었다.

 

집도 자동차도 직업도 사람도 모두 바뀐다.

저물녘과 새벽만 바뀌지 않는다.

 

가난한 것만이 변하지 않는다.

죽기 전까지 함께 할 것들이 나를 살린다.

 

화분에 쌓인 돌을 오래 보았다.

부정한 입술이 맑아졌다.

 

시인은 “죽기 전까지” 자신을 살리는 것은 변하지 않는 것들이라고 한다. 그것들은 가난하다. 시인에 따르면 집이나 자동차, 사람마저도 변한다. 부를 향해 있기 때문이다. 한낮의 세계에 존재하는 그것들은 ‘부정함’을 끌고 온다. 반면, 낮밤이 교차되는 ‘저물녘과 새벽’은, “화분에 쌓인 돌”처럼 변하지 않는 것들의 세계다. 그리고 이 세계에 존재하는 사물들에 “입술을 대었”을 때, 부정한 삶은 맑아질 수 있다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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