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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냇물

등록일 2023-12-26 18:06 게재일 2023-12-2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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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완

오빠오빠오빠

 

그렇게날부르며

 

졸졸따라오던시냇물

 

조약돌위를반짝이며

 

뱀의혀를날름거리며

 

귀엽게조금은두텁고도투명하게

 

굽이치던너

 

어느덧나는모래가되고

물소리는신경질을내고

 

밤은다가와흥얼거리고

 

나의앞산은노래를듣다가

 

슬픔에취해이만큼다가와

 

잠의냄새를풍기네

 

모닥불의독백

 

노래는그때부터밤샘

 

일부러 띄어쓰기를 하지 않은 시. 사실 시냇물의 흐름은 띄어쓰기가 없지 않는가. 위의 시에서 ‘시냇물’은 양가적이다. 귀엽고 투명하면서도, 화자에게 유혹적이기 때문인지 뱀의 혀를 날름거리는 것으로도 표현되는 것이다. 화자는 유혹에 넘어간 듯, 시냇물 옆의 모래가 된다. 하나 졸졸거리던 시냇물 소리는 신경질로 변모되고 마니…. 사랑은 퇴색해버린 것일까. 슬픈 독백 같은 노래가 밤새 계속되는 것을 보면.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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