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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정치참여

등록일 2023-11-23 18:34 게재일 2023-11-2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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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래수필가·시조시인
김병래 수필가·시조시인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 살고 싶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2030’세대를 겨냥해서 만든 현수막 문구 중 하나다. 그 현수막이 공개되자 당 안팎에서 ‘청년비하’라는 비판이 잇달았다. 비이재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은 “당의 설명대로라면 민주당은 청년 세대를 정치와 경제에 무지하고, 개인의 안위만 생각하는 이기적 집단으로 인식한다는 뜻”이라는 논평을 내 놓았고, 민주당 청년당원 의견그룹 ‘파동’은 “감 없는 민주당, 청년세대가 바보인가. 근래 민주당의 메시지 가운데 최악이며, 저질”이라고 비난했다. 국민의힘 신주호 상근부대변인도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젊은 세대와 함께 고민하고 아픔을 나눌 생각도, 청년을 위한 정책과 대안도 없이 무시의 의미가 담긴 문구”라고 비판했다.

어떤 경로로 그런 문구가 채택되었는지 모르지만, 다수의 2030세대가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불만이라는 전제에서 나온 것만은 사실일 것이다. 그런 젊은이들의 주의를 끌고 환심을 사보려는 얄팍한 계산이 빤히 보이는 처사다. 젊은이들이 정치를 모르거나 무관심한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고학력의 젊은 세대가 적어도 국가 정체성이 무엇이고 어느 방향으로 가야하는지, 최소한의 양식과 관심은 가져야 이제 겨우 당도한 선진국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 것이다. 잘 살고 싶은 것이 젊은이들의 바람이라면, 어떻게 해야 그것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도 해야 하는 것이다. 누가 해 주기만을 바랄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하는 세대인 것이다. 물론 젊은이들에게만 해당하는 말은 아니다. 모든 국민이 내가 바라는 나라, 내가 원하는 사회는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최근 몇 십 년 동안 인류는 실로 개벽이라 할 만큼 엄청난 삶의 변화를 겪고 있다. 인터넷의 상용화로 인류는 이제 새로운 문명, 새로운 역사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를 운영하는 정치의 양상도 변할 수밖에 없다. 구태의연한 제도나 사고에 묶여 있어서는 선도적 역할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일반 국민들의 정치참여도 그중 하나다. 상당수 국민들이 이미 전과는 다른 형태로 정치에 가담하고 있다. 그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이 인터넷을 통한 정치참여다. 이제는 선거 때 투표권이나 행사하는 소극적 정치참여의 시대가 아닌 것이다. 인터넷에 올라오는 각종 언론매체들에 접속해서 ‘좋아요’를 누르는 것에서부터 부지런히 기사를 퍼 나르거나 댓글을 다는 것 등의 적극적인 의사표현으로 실시간 여론 형성에 가담을 하고 있다.

지금은 여론정치 시대다. 여론에 따라 정치의 향방이 달라진다. 그래서 정치인들은 여론몰이를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언론매체와 인터넷을 통한 가짜뉴스 유포나 여론조작도 서슴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다. 자칫하면 국정을 위태롭게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인터넷 시대가 열어 놓은 새로운 가능성을 최대한 펼쳐가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장치와 함께 국민 각자의 각성과 의지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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