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환경부는 하천관리 강화 전문가 간담회에서 4대강 사업 이후 본류는 정비가 잘 됐으나 당시 제대로 정비되지 못한 지류, 지천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해 홍수에 더 취약해져 준설 등 하천환경 정비가 절실하다고 했다. 비슷한 시점에 개최된 ‘국가물관리기본계획’ 변경 공청회에서는 전 정부에서 결정한 금강과 영산강 5개 보에 대한 해체, 개방 결정과 한강과 낙동강 보의 강 자연성 회복 구상에 따른 보 처리방안 마련 등의 계획을 취소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자연기반해법(Nature-based solution, NBS)’이 크게 주목받았다.
국가물관리기본계획에서는 ‘자연기반해법’을 자연의 기능과 공정을 모방한 생태적 설계기법으로 정의하였다. ‘자연기반해법’을 도입한 하나의 시설이 수자원확보, 오염물질저감, 홍수방어, 생태복원 등 수량-수질-수생태의 다기능·다혜택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했다. 상류 산림복원, 사면녹화, 토사유출 발생저감, 수변습지와 저류지 확보, 수변림 조성과 홍수터 복원, 하천곡률 복원 등 하천과 관련한 다양한 ‘자연기반해법’이 소개되었는데, 대부분이 하천유역에 적용된다.
지난 정부에서는 인위적 하천 준설을 억제하고 보와 같은 하천시설의 설치와 운영을 최소화하는 등 하천에서 ‘자연기반해법’의 직접적용을 강조했다. 반면에 이번 정부에서는 갈수록 커지는 기후변화로 인한 악영향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방안으로 하천보다 하천유역에서 보다 폭넓게 ‘자연기반해법’을 적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였다. 이렇게 물관리에서 적용된 ‘자연기반해법’은 도시화와 산업화 이전으로 단순히 돌아가는 것이 아닌 산업화와 도시화를 병행하는 새로운 개념이다.
최근 새롭게 부상한 ‘자연기반해법’은 물순환을 포함한 자연계 전체를 보호하고 복원함으로써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생물다양성을 증진하며, 자원을 지속 가능하게 관리하는 개념이다. 이를 통해 사회적 복지를 향상시키고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며, 재해 위험을 감소시키고 환경을 정화하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다양한 이점으로 인해 ‘자연기반해법’은 지속 가능한 개발과 환경보호를 위한 중요한 도구로 여겨진다.
자연기반해법(NBS) 우수사례를 살펴보면, 덴마크 코펜하겐에서는 ‘클라우마퀴어 사업’으로 집중호우에 대비한 도시 물관리 시스템과 녹지공간 개선사업을 시행하였다. 호주 멜버른에서는 열섬현상 완화와 생물다양성 향상을 위한 도심녹화 프로젝트가 시행되었고, 미국 뉴욕에서는 ‘하이라인 프로젝트’로 폐쇄된 철도노선을 고가공원으로 재활용하여 녹지공간을 제공하였다. 대구·경북에서 ‘자연기반해법(NBS)’ 적용이 시급한 곳은 작년 9월 태풍 힌남노의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본 포항시 형산강과 냉천 유역, 올해 7월 집중호우와 산사태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영주시와 예천군 등 경북 북부 내성천 유역 그리고 사유지 비중이 높지만,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팔공산 지역 등이다.